나는 항상 끝을 생각하며 어떤 일을 하곤 한다.
항상 다음을 생각한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다.
과정을 무시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결과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끝없이 생각한다. 결국 모든 것의 끝은 죽음이지만. 다음의 것을 끊임없이 생각한다. 결국 소멸할 텐데 이 모든 게 무슨 소용인지. 이걸 해서 뭘 할 건 데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나는 엄청난 목적주의자인가?
빨리빨리 일을 해치우고 다음 것을 해내야만 하는. 목적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현재에 집중해야지라고 매번 생각하려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꿈을 위해 노력한다'라... 이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만약 꿈을 이룬다면 그다음은?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도달해야 할 또 다른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까?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과도하게 걱정하는 것 또한 항상 다음 단계를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지만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놓지 않으면 그 경우가 닥쳐왔을 때 너무 큰 절망에 빠지고 말 거다. 이렇게 돌고 도는 생각 속에서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멀미가 난다.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무지하다. 이 무지는 평생 지속될 것인가? 나는 여전히 너무 어리다. 너무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