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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과 경력의 차이

시간이 해결해 준다

by 그리여

서이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직장을 다닌다.

들어오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공부하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더니 피곤함도 어느 정도는 나아진 듯 보였다.

환경에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것은 결국 시간만이 해결해 주는 것인가!


하니 : 엄마 서이는 요즘 어떻대?

막내는 언니들에게 보다 나에게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언니들은 이것저것 물어보고 귀찮게 한다는 게 이유다. 그래서 애들이 막내 근황을 나에게 물어본다.


맘 : 응 이제는 좀 나아진 듯 해 그리고 자기 사수한테 같은 걸 계속 물어볼 때가 많아서 미안하대 자기는 사수를 잘 만난 거 같다고

하니 : 아직도 자기가 잘해야 된다는 강박이 있대?

맘 : 응 있는 거 같아. 그래서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서 힘든가 봐 그래도 잘 견디고 있는 거 같아. 어느 날은 사수가 살짝 올라온 게 보이더래 '서이씨 이거 찾아보고 물어보는 거예요'라고 하더라는 거야. 물론 서이는 일이 바쁘기도 하고 급한 마음에 찾아보지 않고 물어봤던 거지 그래서 미안했던 거겠지


하니 : 아! 그러면 안 되지 사수 입장으로서 정말 빡치지! 우리 회사에도 서이랑 같은 나이가 있거든 걔가 그러는데 자기는 처음에 입사하면 뭐든 일을 시켜주면 다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대 그러다가 현타가 오는 거지 '이게 아니구나 나는 모르는 게 많구나!' 싶었다고 하더라고

맘 : 그러게! 공부한 것과 실무는 다른 거니까 신입이 뭘 그렇게 잘하겠니 서이도 아마 그런 생각인 듯해

하니 : 나도 신입 때는 그랬던 거 같아 그러다가 일이 잘 안 풀리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그랬던 거 같아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나 싶기도 했고


맘 : 누구나 신입 때는 그런 게 정상이지 어떻게 다 알겠어

하니 : 맞아! 나도 신입 업무 가리키는 데 자기가 뭘 했는지도 잘 설명 못 해 그런데 난 눈에 다 들어오거든 신입이 해놓은 일을 수정하는 거보다 내가 다시 하는 게 더 빨라 하지만 그렇게만 해주면 안 되니까 말로 설명을 해 줘

맘 : 그래야지 그래야 일이 늘지

하니 : 맞아 시간이 흐르니까 보이더라고! 그래도 난 개발자라 항상 새로운 게 나오고 공부를 계속해야 해 그래도 신입 때보다는 수월하게 일하지 여전히 힘들 때도 있지만 말이야 헤헤


맘 : 그래 시간이 지나면 그냥 보이는 것도 있어 그게 경력이지

하니 : 서이도 그걸 알아야 스트레스 덜 받을 텐데

맘 : 곧 알게 될 거야 엄마는 그렇게 생각해 우리가 운전 초보 때를 떠올려보면 답이 있는 거 같아. 초보 때는 왜 그렇게 앞만 보게 되는지! 지나고 나니 웃기기는 하지만 말이야. 어느 날 경력이 차고 운전이 능숙해졌을 때 생각하는 거지 '지금은 온 사방이 다 눈에 들어오는데 그때는 왜 안 보였을까 환경은 똑같은데'라고 말이야. 그게 바로 신입과 경력의 차이가 아닐까? 초보운전자가 어느 날 운전경력이 쌓이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모든 게 눈에 다 들어오는 이치와 같다고나 할까

하니 : 그런 거 같아 나도 늘 공부하지만 신입 때와는 다른 시야로 공부하니까

맘 : 그렇게 시간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거 같아

하니 : 서이도 아마 그렇게 성장하겠지


그때 서이가 퇴근해서 들어온다

하니 : 어이 직장인!!

서이가 싱긋 웃는다.

막내가 어느덧 자라서 직장을 다니는 걸 우리 가족들은 아주 기특하게 바라본다.

언제 저렇게 자랐지! 하고


신입이 경력자처럼 하려고 하면 힘이 드는 거지

일이란 게 피해주기 싫다고 잘하고 싶다고 욕심을 낸다고 되는 건 아니다.

아무리 잘하고 싶어도 쌓이고 쌓여서 실력이 되는 게 이치다

서로 피해도 주고, 도움도 주고, 그렇게 살아야지! 직장에서는 그런 게 왜 그리 힘든지

선배동료들이 신입이 성장하도록 느긋하게 기다려 주지 않는 것도 신입들의 마음을 초조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겠지


경력이 그렇게 쉽게 쌓이지 않는 것인데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첫술에 배부르랴'

어떤 일이든 단번에 만족할 수는 없다는 의미(정조가 처음으로 한말)

술 = 숟가락으로 떠서 그 분량을 세는 말(첫술 = 한 숟가락)


경력을 쌓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신입은 그 시간을 견뎌야만 하는 거지

그렇게 최선을 다하여 일하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 알게 되겠지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일하다 보면 반드시 그런 날은 온다.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라, 일 잘하는 직장인으로 거듭나는 그 순간까지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해야만 한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신입.png 뭐가 이렇게 어려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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