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고 턱을 들고 허리를 펴세요.

by 영희

늦잠을 잔다.

일하는 꿈을 꾸었다. 이건 꿈이다. 하면서 일어났다.

다시금 방을 둘러보고 여기는 말레이시아다라고 되뇐다. 약간 멍한 상태로 빵을 굽고 계란프라이를 하고 망고를 자른다.


오늘은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 푹 쉬자고 한 날이다.

우리는 수영장으로 간다.

나의 수영선생님들과 함께

선베드에 누워있던 과거의 나는 이제 안녕!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 물에 들어가는 것부터 내게는 도전이다. 도전! 오전이라 물이 차가웠는데 물속에 들어가니 따뜻한 느낌이다. 나의 요청으로 사람들이 없는 구석으로 간다.


지난번 잠수를 해봐서인지, 새로운 수경 때문인지

오늘은 지난번보다는 조금 더 물이랑 친해진 느낌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내 허리를 받쳐주고 턱을 세우라고 말을 하며 물 위에 뜨는 법을 알려준다. 턱을 드니 물속에 귀가 잠긴다. 기분이 좋다.

물에 누워서 보는 하늘이 눈부시다……4초 정도?

그래도 쉬지 않고 계속 연습시키는 우리 선생님들 덕에 물이랑 점점 친해지는 기분이다. 발을 살살 차보니 뒤로 간다. 어라라?……10초 정도 물에 떠서 뒤로 간다. 세상에…… 내가 뜨다니!


친절한 우리 선생님은 말한다.

“엄마, 10초는 떠 있었어요. 편하죠?”

”응, 정말 편하고 좋아. “

“엄마, 몸에 힘이 들어가면 물에 빠져요. 침대에 편하게 누워있다고 생각해요. 힘을 빼고 턱을 들고 허리를 펴세요. “라며 차근차근 설명을 해 준다. 우리 아들, 정말 잘 가르치는구나.

우리 둘째도 내 허리를 잡아주기도 하고, 묘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잠수하며 같이 놀기도 한다. 엄마랑 같이 수영장에서 놀아서 정말 좋다는 둘째를 보니, 그간 선베드에서 폼 잡고 누워있었던 것이 미안하고 아쉽다. 계속 물에 뜨기를 연습하지만 잘 안 된다. 오늘은 10초 뜬 것에 만족하고 수영장에서 나온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빠진다.

힘을 빼고 턱을 들고 허리를 펴야 해. “

그 말을 하루 종일 되뇐다.

내 몸에 내 말에 내 생각에 얼마나 힘이 많이 들어갔는지…… 그 힘이 나를 편하게 눕지 못하게 했구나. 힘을 좀 빼자. 괜찮다. 내가 아무리 힘을 들여도 어차피 내가 생각한 대로만 흘러가지도 않는다. 미리 염려하지 말고, 너무 완벽하게 하려 힘 들이지 말고, 힘을 빼고 허리를 쭉 펴고, 턱을 들고 하늘을 보자. 편해질 수 있다. 모순 같지만 모자람 속에 완전해진다. 이 뜻을 이제 아주 조금 알 것도 같다.


선생님들 고마워요.

수영뿐 아니라 많을 것을 배웁니다.


그리고 알게 된다.

같이 있어도 놓치고 있었던 너희들의 어여쁜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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