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을 얼릴 수 있다면
눈 내리는 겨울밤, 유난히 곱던 바람의 기척과
빨개진 입술 틈으로 새어 나오는 숨결의 색까지.
잊고 싶지 않던 순간은 머지않아 잊지 못해 괴로운 순간이 되고
붙잡고 싶던 순간은 머지않아 나를 붙드는 기억이 될 것을 안다.
영원이란 건 애초에 믿지 않으며, 평생이란 말은 족쇄 같아 내뱉지 못하지만
나는 가끔 너와 있을 때면 어쩌면 영원이 존재하지 않을까
평생이란 말은 사실 유일한 해방이 아닐까 라는 희망을 품곤 한다.
이 순간이 금방 녹아버릴 잔상이란 걸 알면서도
자꾸만 사랑이 어떤 모양인지 알 것 같을 때면
그게 착각이란 걸 알면서도
마술은 속아주겠다는 마음으로 보는 거라던 너의 말을 빌려 속는 셈 치고 잡아보고 싶어진다.
이 순간이 얼어붙은 채로 남았으면 좋겠다
봄비가 이 순간을 녹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름의 푸르름이 두렵다.
그때의 우리는 또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까 봐
녹으면 내가 먼저 변해버릴까 봐
나는 이 겨울 속의 이 공기를 유리병에 담아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