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 커피..

#30 예술가의 3요소

by 지민

길었던 3학년 1학기도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학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시 디자인 수업이었다.

그동안 수업들과는 다르게 내가 진짜 디자이너가 된 것처럼 브랜드를 만들고 테마와 콘셉트를 정하고 스토리를 적고 옷을 디자인했다. 재밌었지만 그만큼 힘들었다. 창작을 한다는 것은 역시 어려운 일이었다.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기 위하여 평상시에도 항상 고민하며 포트폴리오를 작업했다.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이 없었다면 과연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었을까?






흔히 예술가의 3요소라고 불리는 것들. 바로 술, 담배, 커피이다. 물론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이라는 것을 나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없었다면 이번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패션 디자이너, 화가, 작곡가 등 창작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술, 담배, 커피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나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핑계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위에 3요소는 과거부터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술, 담배, 커피의 힘을 빌린다. 예술가들에게는 사실상 거의 필수 요소들이고 현대인들에게도 마치 친구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먼저 모두에게 친근한 커피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나 역시 커피를 즐긴다. 집에서 핸드드립으로 내려 먹을 정도이니 말이다. 옛날에는 솔직히 커피를 왜 마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과 카페를 가면 나는 보통 맛있는 음료나 헤이즐넛 시럽을 추가해서 달게 커피를 마셨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쓴 커피를 어른들이 왜 마시는지. 커피는 배터리와 같다. 사람들 마다 다르겠지만 하루 중에 가장 피곤할 때 마시는 커피는 집중력과 함께 지친 사회인들에게 생기를 불어주는 마법 같다. 특히 어떤 작업에 집중해야 할 때 마시는 카페인은 쓰지만 달게 느껴진다. 예술가들은 특히 한 자리에서 집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예술가들에게 커피는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가 아닐까?



요즘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담배를 피우지 않거나 피더라도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냄새 때문에 이제는 연초를 피지 않는다. 하지만 전자담배를 펴서라도 니코틴이 없는 일상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커피가 배터리라면 담배는 하루의 동기 같은 요소이다. 둘 다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커피와 담배는 조금 다르다. 직장인들에게도 예술인들에게도 담배는 하루의 동기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만 끝내고 펴야지. 오늘 퇴근하고 펴야지. 밥 먹고 펴야지. 아마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라면 공감이 될 이야기일 것 같다.



담배는 지친 작업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다. 그리고 작업이 끝나면 다음 작업을 할 수 있게 잠시의 쉬어가는 시간을 주는 것 같다. 예술가들에게 작업은 끝이 보이지 않은 마라톤과 같다. 작업물의 완성은 예술가 본인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작 활동은 예술가를 지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언제 끝날지 모를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담배이다.



마지막은 술이다. 술은 예술가와 지친 직장인들에게 마치 꿈과 같은 요소가 아닐까 싶다. 나는 꿈을 좋아한다. 꿈에서는 지치지 않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가 몸을 직접 움직이는 것이 아니니까. 술은 잠을 자지 않아도 꿈속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술을 먹는 순간에는 자신이 직접 행동하지 않아도 기쁘거나 슬프거나 등 감정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또한 그 감정들을 평상시 보다 더 잘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예술가들에게 감정이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작품에 어떤 감정을 어떻게 녹여서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가들도 똑같은 사람이다. 여러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맨 정신으로는 힘든 일이다. 술은 예술가들을 꿈으로 이끌어 감정을 더 잘 느끼게 도와주는 것 같다.






다 핑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위에 3가지 요소 없이도 창작 활동을 잘하는 예술가들도 많기 때문이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가 겪은 결과 예술가들이 3가지 요소를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나 역시 건강을 생각해서 언젠가는 모두 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 쉽게 받은 도움을 끊는다는 것은 역시나 힘든 일인 것 같다. 건강에 좋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원동력이 된다면 나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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