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청춘의 마지막 페이지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
*글 마지막에 있는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은방울 - DANIEL)
이 글의 시작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게 되면 청춘이라는 시기는 끝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발행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며 길었던 대학 생활도 이제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있다.
“청춘이라는 책이 있다면 과연 저는 그리고 여러분은 마지막 페이지에 어떤 문장 혹은 사진, 그림을 남기고 싶으신가요? 이미 청춘이라는 책을 완성하신 분들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남겨두었나요?”
이번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적었던 글이다. 이제는 이 문장에 답을 적어보려고 한다.
저마다의 청춘. 그리고 이야기들. 우리의 청춘은 모두 빛나는 날이지만 사실 그 빛은 인생이라는 큰 그림에서 아주 작고 희미해서 보잘것없는 빛으로 보일 수도 있다. 누가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했을까? 청춘이라는 시간의 끝에 서 있는 나에게 그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장인 것 같다.
몸은 어느덧 술을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마음은 아직 어린아이였던 것 같다. 청춘이라는 시간은 나의 몸과 마음이 어른이 되기까지 도와주었던 시기이다. 젊음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다. 책임감 없이 그저 행복할 수 있었다. 청춘은 그저 젊음만이 가득한 행복하게 빛나는 시기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나의 청춘은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아프고 힘들었던 일들이 더 많았다. 순수했었다. 참 깨끗했다. 하얀 종이 같은 나의 마음에는 아직 어른의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무거웠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청춘은 아프고 힘들었다.
각자의 힘든 점이 있겠지만 역시 내가 가장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꿈 때문에 좌절했고 나를 조금씩 떠나가는 친구들 때문에 외로웠고 순수했던 나의 사랑이 끝이 나며 속상했다.
하지만 그런 아픔들은 지금의 내가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거름이었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아픈 시간을 거치며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23년 겨울로 시작해서 24년 여름까지 나는 정말 힘든 시간을 겪었다. 꿈, 사랑, 우정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나의 청춘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던 것들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좌절했고 그래서 포기하려고 했었지만 그때마다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들이 나를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동안 어떻게 행복할까에 대한 고민만 했었던 반면에 힘든 시간들은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그 고민들은 어른으로 이어지는 책임감에 대해 알려주었고 책임감의 무게에서 주저 않지 않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다.
아직 나는 내가 당당히 어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법 어른에 가까워졌다고는 이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장 쓰고 있는 글만 보더라도 1년 전 나의 글과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나만을 생각했던 옛날과는 다르게 이제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방법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나를 버리지 않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비록 살아간 시간이 아직 길지는 않지만 세상에는 힘든 일만 계속될 수도 반대로 좋은 일만 가득할 수도 없다는 것을 이제는 제법 느끼고 있다. 즐거웠던 청춘이 끝나고 힘들었던 청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청춘이라는 시기가 끝나가는 나는 그다음이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기도 하는 것 같다. 많이 힘들었으니까 제법 즐겁고 행복한 일들도 생기지 않을까라는 그런 설렘 말이다.
모두의 청춘은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지만 행복하기만 한 시기는 아니다.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이겨내며 우리는 성장한다. 청춘이라는 나의 책이 끝이 나면 다음은 어떤 책을 써 내려갈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계속 나의 이야기를 쓰겠지. 그래서 나의 청춘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런 문장을 남겨볼까 한다.
“청춘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 “
https://www.youtube.com/watch?v=muTUmQnqG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