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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1)

세밑으로 다가가는 마음에 관하여

by 화니와 알렉산더

어영부영 위에서 쓰라는 기사들을 쓰다 보면 정신없이 이번 주가 지나갈 게 뻔하다.

혼곤한 금요일 밤, 눈을 붙였다 뜨면 어느덧 11월이다.

11월쯤 되면 으레 '벌써 11월이야?' 하며 시간의 속도에 놀라는 게 우리네 연례행사이지만, 올해 나의 시간은 유독 빨랐다.


물리학에 과문하지만,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게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으로써 밝혀냈던 사실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생각해 보면, 다사다난하거나 분주한 시기에 시간은 빠르게 간다.


올해는 취재와 함께 시작했다.

새해 첫날, 선배 차를 얻어 타고 무안공항에 갔다.

179명이 숨진 무안공항 참사 나흘째인 1월 1일, 전국에서 운집한 조문객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기나긴 행렬을 형성했다.

온종일 공항 1층 합동분향소와 2층 출국장을 오가며 취재했다.


부서를 돌며 사내 교육을 받고, 한 달 동안 이른 새벽 경찰서로 출근하고 밤이 이슥해서야 귀가하는 '마와리' 생활도 하고, 이곳저곳 취재도 했다.

퇴사한 이후로는 각본 쓰고, 단편영화 한 편 찍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결심했다.

'다시 취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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