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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3)

세밑으로 다가가는 마음에 관하여

by 화니와 알렉산더

어느덧 이 회사에 들어온 지 두 달이 되어 간다.

짧은 사내 교육 기간을 거쳤고 이번달 14일부터 매일 한두 편씩 기사를 써 오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기사를 쓰는 것이다.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얼마간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진 지금, 나는 내가 놓인 시간적 위치를 생각한다.


어느덧 2026년과 가까워졌다.

어느덧 11월과는 더 가까워졌다.

어느덧 피부에 와 닿는 공기의 냉기를 느낀다.

이 찬 공기는 무언가의 종결과 다른 무언가의 시작을 촉각적으로 전달한다.


나는 우선 내년을 생각한다.

내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일어나는 정서는 기대감이다.

기대한다.

내년을 기대한다.


세상은, 늘 나에게 예기치 못한 사람과 사건을 데려왔다.

평생토록 그걸 경험해 왔으니, 이제는 경험칙으로 안다.

내년에도 예기치 못한 사람과 인연을 맺고 예기치 못한 사건에 맞닥뜨리겠구나.

나에게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두려움보다는 흥분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경제지에서 일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우리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일 같은 건 전혀 상상해 본 일이 없다.

그 일들이 올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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