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동포동한 고양이가 좋습니다.

by 최정임


우리 집에는 동면을 하지도 않는데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한 듯한 고양이가 있다.

지금 당장 동면에 들어가도 몇 달간 너끈할 것처럼

포동포동 살이 오른 코몽이.


언뜻 보면 검은 색상에 매끈한 몸매가 해삼 같다.

온몸이 동그래서 안으면 미끄덩 손안을 빠져나간다.

코몽이는 뱃살 때문에 똥꼬 그루밍을 하려면

허벅지를 앞발로 고정해두어야 한다.

몇 번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잡아주었더니 몹시나 만족해했다.


하지만 서운한 건.

병원에 가면 우리 코몽이가

하삐 간식이랑 사료를 다 뺏어먹는 줄 안다.

칫, 우리 코몽이는 하몽이랑 삐용이가

입만 대면 안 먹는 예민보스라구요. 라고 속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더 대박인 건.. 쁘띠한 사이즈의 하몽이가

정상 체중이라는 점이다. 그건 정말 미스터리다.



평소 군살 없고 날씬한 몸매를 동경했다. 미의 기준은 확고했다.

호리호리함이 곧 아름다움이었다.

코몽이를 돼냥이라고 짬타라고 놀렸다.

하지만 부질없는 놀림이었다.

고양이는 말라도 귀엽고, 통통하면 더 귀엽다. 내가 졌다.



육덕진 코몽이의 뒤태에 자꾸 눈이 가고

뱃살을 출렁거리며 밥을 먹으러

달려오는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고양이는 통통하면 이렇게나 귀여운데

왜 사람 사이에서는 날씬함이 각광받는지 억울하기도 하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에서 통통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포동포동한 고양이가 좋다.

그게 코몽이라서 더 좋다.

keyword
이전 14화고양이는 관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