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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3월 9일

-꽃은 마음으로 기르고 아껴야 한다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3월 9일 (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심부름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55분


오늘은 텔레비전을 보았다.

그중에서 달려라 중계차를 보았다.

거기서 나는 꽃 같은 것을 가꾸는 것이었다.

나는 꽃씨를 심었는데 싹이 안 났다.

텔레비전을 보니까 마음으로 기르고 아끼는 것이었다.

내가 그만큼 안 아꼈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다음부터는 안 그런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나의 초등학교 첫 일기는 당연히 1학년때부터 쓰던 그림일기 일 텐데 그건 지금 없다.

나 스스로 일기장을 모으기로 시작한 것이 3학년 때이고, 일기장 첫 페이지를 보니 3월 9일부터 시작된다.

일기를 읽다 보니 그 시절 나는 '달려라 중계차'라는 방송을 보며 자란 듯싶다.

그 방송에서 꽃 가꾸는 것을 방송했었고,

꽃은 마음으로 기르고 아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줬었나 보다.


내가 지금도 꽃씨를 심고 가꾸고 꽃을 피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어린 나이에도 그랬구나~싶어 진다.


요즘 봄이 되니 꽃을 많이 판다.

3월 9일에 꽃씨를 심었다면 너무 일찍 심은 것이겠는데, 일찍 심고 며칠 만에 싹이 나길 기다린 것인지, 아니면 예전에 심었었는데 싹이 안 난 기억을 쓴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저 꽃은 마음으로 기르고 아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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