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조를 아시나요?
서기 1982년 3월 16일 (화요일) 날씨 비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청소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체조를 했다.
오늘만 했고 다른 날은 안 했다.
그런데 체조를 하니까 참 상쾌했다.
나는 오늘 체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15분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지금도 생각난다.
국민체조의 동작과 리듬과 음악소리.
몸으로 기억되는 모든 순서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80년대에는 모든 학생들에게 국민체조를 가르쳤었다.
전 학년이 운동장에 나와서 구령대 위에 계신 체육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동작을 하나하나 따라 하며 외웠다.
그리고 제대로 외웠는지 시험도 보았다.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집에 와서 동생과 함께 입으로 소리를 내어가며 동작을 외우곤 했었다.
남자의 목소리가 방송을 통해 나오고
호루라기 소리가 박자를 맞춰주고
우리는 땡볕아래에서 또 추운 바람을 맞으면서도
매주 월요일 아침조회를 할 때는 전 학년이 운동장에 모여서 이 국민체조를 하곤 했다.
체육시간 때도 운동회를 할 때도 국민체조가 빠지면 서운할 정도였다.
아무튼 그 시절 체조라 하면 무조건 국민체조였다.
지금도 집에서 몸이 찌뿌둥 하거나하면
속으로 국민체조의 음악소리를 떠올리며
동작을 하나하나 하고 나면 몸이 시원해지곤 한다.
좋은 습관이 평생을 간다는 말처럼, 싫든 좋든 따라 하며 몸에 익힌 체조가
40년이 넘도록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밑거름이 되어주고 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몸이 움추러드는 날이다.
자기 전에 국민체조로 스트레칭해 줘야겠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까지도 바뀐다.
-윌리엄 제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