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쳐 오르는 검은 욕망_석유
지인의 소개로 영화 <There will be blood>를 보았다. 이 영화는 2007년도에 만들어졌으나, 영화의 결이나 소재는 고전처럼 그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말 미국의 대규모의 유전이 발견된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내재된 자본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철절하게 파헤친다. 보는 내내 괴롭다. 처음에는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지 싶다가 인간과 자본, 인간과 돈은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마음의 혼돈이 생길 정도다.
이 영화의 감독은 미국의 현대영화계를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 중 하나인 "폴 토마스 앤더슨"이다. 이 감독은 자신이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그것을 영화화하는 것을 주된 원칙으로 한다. 이 영화는 대사도 거의 없지만 대사 하나하나가 매우 임팩트가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죽은 동료의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가족중심 석유사업가'인 척 연기를 한다. 아니 때로는 진정으로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데이라는 가문의 땅에 거대한 유전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마을로 행했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유전을 얻게 된다. 그런데 세상엔 공짜가 없다고, 갑자기 터져 나온 검은 성수로 인해 아들은 귀머거리가 된다.
이렇게 시커먼 연기가 나온 후, 그다음은 검고 검은 오일이 솟구쳐 오른다. 오일과 함께 가스 등 해로운 물질들이 폭발적으로 분출한다. 그 옆에 있던 아들은 튕겨져 나갔고 고막을 상실하게 된다.
아들을 안고 뛰는 아버지, 그리고 아들을 방에 두고 나온 후 유전을 발견하여 미치도록 좋아하는 아버지. 이 양가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꼭 나를 보는 것만 같다. 나는 어떠했을까. 주인공이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 유전으로 거부가 되는 주인공은 여전히 돈을 사랑하고 돈에 의해 그의 얼굴은 점점 더 광기 어린 이미지로 변해간다. 자신을 건드렸던 이들에게 하나하나 분을 표출하니 말이다. 내가 만일 권력과 돈을 거머쥐게 된다면 이 주인공처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나를 무시했던, 나에게 모멸감을 주었던 이들을 차례대로 심판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검은 유전이 솟구쳐 오르는 이미지는 곧 나의 끝없는 탐욕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 같았다. 내 욕망을 내 힘으로 저지할 수 없음을 주인공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