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탕해라~태만해라!

이렇게 말하는 신부, 미리엘 재조명하다.

by giant mom

<레미제라블>의 시작은 장발장이 아니라, '미리엘주교'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아마도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장발장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 책은 수많은 인물들이 매우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주인공이 장발장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다. 게다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고, 심지어 장발장의 이야기는 전체 비중에 십분지 일 정도밖에 해당하지 않는다.


오늘은 미리엘 주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다 보면 그들은 올바른, 진정한 어른다운 어른을 원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가깝게는 어머니 혹은 아버지, 그리고 자신들이 만난 기성세대들, 예를 들어 선생님들. 미리엘 주교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나는 키워드는 "어른답게" 다자이 오사무의 말을 빌리면 "의젓한 기품"있는 어른 말이다. 미리엘 주교는 당대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에 의하면 참 나올 수 없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더 이상한 것은 왜 장발장에게 그렇게도 자비를 베풀었을까. 미리엘 주교는 항상 한 수를 앞서는 인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그를 용서해 준다고 해서 장발장이 '올바른 사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 있을 것이다.


미리엘 주교는 "순회 중에 그는 너그럽고 온화했으며 강론하기보다는 차라리 무릎을 마주대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그는 성덕을 강론할 때도 결코 접근할 수 없는 높은 곳에서 떠받쳐 놓지 않았다. 자신의 이론이며 본보기를 구함에 있어서도 동떨어진 데서 그것을 찾지 않았다. 어느 지방 사람들에게나 그 이웃에서 예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혹하게 구는 마을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p.60) 미리엘 주교에게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다.


내가 아는 교수님이 학생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저 교수님 진짜 학생들을 사랑하시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 역시 학생들에게 미리엘 주교처럼, 낮으면서도 의젓한 기품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무릎을 마주하고 그들과 이야기하는 선생이고 싶다. 더욱더 힘쓰는 자가 되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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