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_엔딩

주책없이 강의하다 울컥하는 나...

by giant mom

정말 갱년기인가 싶다. 어제는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레미제라블>을 강의했다. 인터넷 등 제반 시설 등이 좋지 않아, 컴퓨터를 연결하는 것도 자유롭지 못했다. 열심히 강의하는 도중에 영상이 돌아가지 않았고 강의의 흐름이 "뚝"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아뿔싸!!! 이렇게 힘들게 내 본업까지 뒤로 하고 왔건만 어찌 된 일인가 당혹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 스쳐가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버리고 다시 집중하여 몰입했다.


얼마 전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젊은 층은 왜 영화 레 미제라블에 열광하는가> 이 기사를 읽으며 매우 공감했다. 왜 그렇게도 젊은 층들이 이 작품을 좋아하는지,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역시 열광 정도는 아닐지라도 매번 함께 읽을 때마다 그들의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는 자베르다.

장발장의 종교심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자베르의 자살은 대단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이 말 지자체가 참 위험한 발언일 수 있지 않나 싶다. 왜 꼭 자베르처럼 장발장과 같은 사람에게 자신의 세계를 침범당한 사람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가. 왜 자베르의 별이 사라지면 자베르가 장발장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일까. 학생들이든 학부모든 자베르에 대한 대단한 연민을 느낀다.


나의 눈물의 포인트는 마지막 장발장의 죽음이었다. 장발장은 죽으면서 민중이 다 함께 잘 사는 시대, 다 함께 아프지 않은 세계를 꿈꾼다. 이 장면은 초기 프랑스혁명 때 모든 지식인들이 일어나 정말 새로운 땅, New Aden, New Jerusalem이 도래할 것이라고 믿었던 그 순간을 그린 것 것 같았다. 나 역시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너무 설레서 가슴이 터져버렸을 것 같은... 그런데 결국 그 기다리고 기다렸던 새 땅은 오지 않고 혁명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 시대 그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빅도르 위고의 마음이 전해졌다. 이것 때문에 내가 주책맞게 울다니.. 역시 나이가 먹었다.


문학은, 작품은 나에게 이러한 '존재의 순간'이다. 생생하게 다가와 나를 촉촉하게 적시는, 그래서 내 삶의 원동력을 부여해 주는, 일명 산소호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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