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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Mar 10. 2024

고흥에 머물다-축구관람

광양전남드래곤즈전용축구장

"여보, 축구 보러 가자"

"네, 어디로요."

요즘 축구열풍을 일으킨다는 광주팀 경기를 보러 가잔 애긴가?

"광주로요"

"아니, 광양"

2부 리그인 전남드래곤즈 구장으로 가자고 한다.


우리나라 여자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 1위가  군대이야기 2위가 축구이야기라 한다.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다.

 "여자들은 몰라 남자들이 군대에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군대  안 가본 사람은 말할 자격이 없어"

군대이야기에 잘난 척 까지 나는 반복되는  그 이야기 듣기가 싫다.

또한 그는  스포츠 광, 축구보고 배구보고 농구까지 본다.  재미있는 드라마는 하는 시간도 양보란 없다. 채널권을 쥐고는 스포츠 중계에 고정한다. 그래서 나는 스포츠중계 아니 텔레비전을 안 본다.


오늘 아침

 남편은 K리그, 특히 2부 리그에는 관중이 없어 선수들만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우리도 유료관중이 되어 응원을 해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귀한 뜻은 알겠는데 갈까 말까? 별일이 없으니 따라 나서 볼까? 

입장권 구입

남편은 오천 원 나는 만원이다. 그는 올해부터 경로우대 혜택을 받는다. 경로우대 첫 구매이다. 생소하고 멋쩍어 하지만 기꺼이 주민등록증을 내밀고 오천 원 할인받는다.


"두장 다 경로 우대로 안될까요?"

"나는 경로우대 아니라고요. 싫다고요"

한술 더 뜬다

경로우대란  말 안 하고 오천 원 더내면 안되나? 아니 경로우대 적용 안 되는 나를 자기와 같은 나이로 만들어 버려 오히려 오천 원을 더 깎으려 하다니......

고귀한 마음으로 경기 보러 왔으면서 말이다.


나는 K리그 특히 2부 리그 선수들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다. 전남 드래곤즈 선수들은 조금 안다. 작년에도 3번 왔기 때문이다.

남편이 자주 이야기 하는 아스나위, 이름이 특이한 발디비아, 일본인선수 유헤이, 플라나등 외국인 선수의 이름은 기억이 난다.  외는 모른다.  남편이 좋아하던 아스나위 선수는 외국팀으로 이적했다고 한다. 몬타노는 선수를 영입했다는 작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관중석에 들어섰다. 김포응원단이 북을 치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최강김포' 짝짝짝 짝짝' 2002년 월드컵 때 썼던 대^^민국에 맞춘 장단이다. 북도 장단이 잘 맞다. 나는 흥겨워 어깨를 들썩 거렸다. 이웃 블록에는 초등학생들이 단체관람을 왔는데 김포 응원 북소리에 맞추어 전남 응원을 하고 있었다.. 참 귀여운 녀석들이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김포는 플라나 브루노 등 키 큰 외국인 선수들이 맨 앞열에 서있다.  키로 위압을 주며 위풍당당하다. 작년까지 전남에서 뛰던 플라나가 김포로 갔나 보다. 수비 공격 물 샐 틈이 없었다.


몇 명 선수들은 공을 몰고 질풍같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두세 명이 에워싸서 공을 빼앗고 긴 패스는 길목에서 헤딩을 하머 가로채고 때로는 몸싸움도 했다. 김포도 전남도 대단했다. 헛발질, 백패스 발재간도 좋았다.


작년에 왔을 때 느려 터졌던 무기력한 그 선수들 아니다. 패스를 받아 공과 선수가 앞으로 쓩나가면 보는 나도 에너지가  솟아 '와~~~,'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친다.  우리 자리에서 보면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선수가 김예성 선수인데 미드필드다. 참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플라나와 한선수가 부딪히고 플라나가 쓰러졌다. 보니 양 무릎 전체가 피투성이다. 저 정도면 얼마나 아플까? 안타깝다.

팀닥터들이 왔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선수가 교체되었다.

막상막하로  질풍처럼 아니면 골문까지 갔다가 센터링. '에이^^^' 노골이다.


전반전 30분 정도 김포의 골문이다. 수비수의 배열이 흩어졌다. 골문이 뚫렸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수월한 쪽으로 센터링 기막힌 협업으로 선제점이 났다.

'와아 골이다. 골!'

관중석에서 사람들은 기립해서 박수를 친다. 와하는 함성도 하늘을 찌른다. 내 에너지도 올라간다. 가슴도 뻥 뚫린다.


김포선수들도 한골 넣어야 할 텐데

나는 이쪽 골도 저쪽 골도 다 환호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반전이 끝나면 경품 추첨을 한다고 한다. 나는 경품이나 받은 듯 설렌다. 오늘은 관중수가 7285명이란다. 경품 받을 확률은 적어진다.

한 장 추첨 기대, 그리고 실망

그렇게 나는 경품에 당첨되지 않았다.

커피를 한잔 사려고 매점으로 갔다. 사람이 많아서 돌아왔는데 벌써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김포는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응원단은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그 응원가에 맞추어 전남 응원을 하는 아이들도 그대로이다. 지치지도 않는다.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선수 이름은 모른다.  중거리 슛을 넣는 줄 알았는데 골대 앞에 있던 김종민 선수의 머리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나 보다. 멋진 슛  장면이다.  두 번째 골 성공

운동장은 떠나갈 듯하다. 전남 드래곤즈 응원단도 기세가 대단하다. 자유로운 장단의 북호리 부부젤라 소리 응원가

이제 김포 선수들은 지쳤다. 선수 교체

몬타노 선수가 등장했다. 공을 잡으면 바람처럼 ㅅ슝슝. 운동장을 헤집고 다닌다.

전남이 걸물을 잡았구나. 남편이 감탄을 한다.

여유가 넘치는 전남은 중거리슛도 터지고 골문 앞을 자주 공략한다. 단독 드리블 후 오른쪽 옆그물 왼쪽 옆 그물을 맞힌다. 골이 들어간 줄 알았던 관중들은 에이 한다.

드디어 몬타노 선수가 골을 넣었다. 세리머니가 흥미롭다.

이제 그만 넣었으면 좋겠다. 김포 선수들은 지쳤고 전남은 발디비아와 유헤이 선수는 쉬게 해 준다.

85분 경과 관중들이 운동장을 떠나기 시작한다. 우리는 끝까지 지켜보고 선수들이 인사하러 올 때 박수를 보내 주기로 했다.

골이  또 터진다. 4- 0 완승이다.

최성진 1골

김종민 2골

몬타노 1골


김포선수들이 운동장에 털썩 앉았다. 전남의 응원단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선수들이 인사하러 왔다. 모두가 환하게 웃는다. 모두들 기립박수를 친다.

응원단 앞에 선 선수들 신나는 노래에 맞춰 앞에선 깡충깡충 춤을 추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다.


좋다. 이제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축구 보러 오자,

그리고 바란다.

이처럼 열심히 하여 2군에서 우승하자. 그리하여 1군으로 올라가자. 던전

전남 드래곤즈여! 파이팅!

경기 끝나고 인사하기
신나는 뒷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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