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이 한 번도 쉽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산다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구나.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외롭고 슬픈 날들의 지속 속에서 가끔만 행복하거나 가끔만 기쁜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싯다르타는 그러한 삶을 고행이라고 했지요.
저도 그의 말에 동의합니다. 사는 일은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삶을 묵묵히 살아내고 있습니다.
고통스러워 발버둥을 치면서, 슬퍼서 통곡을 하면서, 외로워서 지푸라기 같은 것을 잡아가면서 이 지독한 삶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나는 그들의 고통이 너무 가깝게 느껴집니다. 소리 없는 통곡들이 너무나 크게 들립니다. 그래서 차마 그 고통들을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때때로 아프고 때때로 슬퍼하면서 기도합니다. 신이 있다면 내 기도를 들어달라고 합니다. 제발, 인간의 고통을 거두어 가달라고, 제발, 그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고통을 이겨낼 힘을 달라고 말입니다.
타인의 고통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나 역시 지독하게 아팠던 적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찢긴 누군가의 마음에 내 마음도 함께 찢겨진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고 있을 누군가의 고통을, 나 사는 것만 바빠 미처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느껴지는 죄책감 역시 고통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마음은오만일지도 모릅니다. 나 역시인간성을 벗어버릴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너무도 인간입니다.
이미 떠나간 것을 붙잡으려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기도 하고,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아오려는 망각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하고 후회하기도 하며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어떤 마음 앞에서 속상하기도 합니다. 또 그랬으면 하는 어떤 행동을 결코 하지 못해 스스로가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나는 불완전합니다.
나의 고통을 기억하는 것처럼당신의 고통을 기억하겠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에 의해 자꾸 잊힌대도 기억해 내겠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삶에서, 불완전한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쓰는> 일입니다.당신의 고통과 나의 고통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당신과 나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