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살아있기에 찾아야 한다

나의 우울증에 관하여 #14

by 라미



나는 매일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한다.

아무 일도 없는 날들 속에서.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시간을 보내다가

잠을 자고 일어나서 다시 출근을 한다.

이것들의 무한 반복이다.

스스로 훈련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멘탈 강화 훈련, 사회화 훈련, 인내력 키우기 훈련.

내년에 이사 갈 집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힘을 낸다.

힘을 낸다 한들 또 무너지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다시 일어서서 시작한다.

죽을 때까지 이것들의 반복 아닐까 싶어진다.

그 사이사이에 반짝반짝 빛나고 소박하지만 예쁜 것들을 채워 넣고 싶다.


완전히 괜찮아지길 바라는 게 아니라 숨 쉴 구멍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갈 생각이다.

사람마다 성향 자체가 다르기에 이제는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런 나라도 어찌어찌 달래서 살아갈 생각을 해본다.


날씨가 꽤 덥다.

9월인데도 한여름처럼 낮엔 너무 덥다.

끈적끈적하게 흐르는 땀의 느낌이 싫어서 여름이 싫다.(그리고 겨울도 싫다)

그래서 운동도 싫어하나 보다.

우울증엔 운동이 효과가 좋다던데

솔직히 난 체력이 키워지기보단 방전이 돼서 효과보단 부작용이 더 컸었다.

직장 생활도 힘든데 필라테스까지 다니다 보니

스트레스만 더 쌓이고 몸은 더 나락으로 떨어졌었다.

모든 것에 일정한 답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각자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해당된다.

일, 사랑, 대인관계 모든 방면에서 본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무조건 남에게 맞추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리는 건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런데 그게 대한민국 사회에선 좀 힘들어 보인다.

비교와 관심이 난무하는 사회.

본인의 생각과 신념이 중요하지 않는 사회에서 본인의 생각을 갖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걷는다는 건 참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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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번뿐인 삶이기에.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보는 것도 한 번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울하지만 아직 살아있고,

우울하지만 지켜내야 하는 것들이 있기에

오늘보다는 내일 더 단단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되는 것 아닐까.



글을 읽는 게 좋다.

글을 쓰는 건 어색하지만 그래도 좋다.

좋은 남편이 있어서 좋고, 사랑하는 아이들이 곁에 있어서 좋다.

좋은 것만 생각하면 좋은 것들이 참 많다.

천천히 하나씩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습을 그려보아야겠다.

아직은 살아있음으로.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로만 인생을 채우길 바란다.

나 또한 그리 해보려 노력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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