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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니 Nov 01. 2024

우리 집 아빠를 궁금해하는 그 집 아빠

친구가 상 받으면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아이


첫째 딸 채니가 다니는 영어학원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이 낸 여러 가지 성과에 대해 배지를 주는 리워드 데이를 갖는다.



그때마다 배지를 휩쓰는 친구가 있다. 잘하기도 하고, 열심히 하기도 하는 멋진 아이. 그 아이가 배지를 엄청 많이 받은 날 채니는 친구에게 가서 말했단다.



“너 진짜 멋지다. 정말 최고야. 축하해!!”




채니는 배지를 많이 받은 친구가 부럽다기보다는 그 친구가 자랑스러웠나 보다.



그 축하를 들은 친구는 집에 가서 채니의 말을 전하며 놀라워했단다. 채니가 자신에게 와서 이런 말을 해줬다며 채니는 정말 좋은 친구인 것 같다고 했단다.



그 얘기를 그 아이 엄마로부터 전해 듣는데 채니가 성적이 잘 나와서 칭찬받는 것보다 백 배 아니, 천 배는 더 기뻤다.




채니는 아직 8살이다. 벌써 친구들을 경쟁자로 보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지 않다. 그런데 학원 입장에서는 리워드 제도를 통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줘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집에서만이라도 늘 얘기한다. 친구가 잘하는 건 정말 좋은 거 아니냐고. 같이 발전할 수도 있고 같이 영어책에 대화도 나눌 수 있고. 그때마다 채니는 정말 그렇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옆에 친구가 경쟁자가 되는 건 더 커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때까지는 이렇게 예쁜 마음, 너그러운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 아이의 아빠 또한 채니를 칭찬하시며 채니의 아빠가 궁금하다고 하셨단다. 아버님이 누구니?



엄마, 아빠를 빛내주는 우리 딸. 그 깟 배지 조금 덜 받아도 괜찮아. 친구가 잘 되는 걸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그걸 말로 표현해서 친구 어깨를 더 으쓱하게 해주는 그런 멋진 마음이 더 중요해.



그런데, ‘다음엔 저 친구처럼 배지 많이 받고 싶다. 나도 더 노력해야겠다.’ 이런 생각도 같이 가지면 참 좋겠는데 그런 동기부여는 안 받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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