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 졸업 후 영어 정서
걱정 없는 앞으로의 영어 공부
이 글에서 사용하는 '영어유치원', ‘영유’라는 표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의적 명칭입니다. 실제로는 교육부 인가를 받은 정식 유치원이 아닌, 영어교육을 중심으로 한 사설 유아교육기관을 지칭합니다.
아이는 영어를 일찍 접한 덕분에, 영어를 공부가 아닌 언어로 받아들이며 유치부를 졸업했다. 이후 초등부 탑반에 들어가 즐겁게 영어학원을 다녔고 2학년이 되면서 탑반이 다시 성적에 따라 두 반으로 나뉘었는데, 그중에서도 상위 반에 배정되었다. 현재 그 반에서, 여전히 영어를 즐기며 잘 배우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학교 수업을 마치고 또 영어학원을 가는 게 힘들 만도 한데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에도 영어학원을 다녀오면 에너지를 충전해서 돌아오는 아이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이 모든 게, 영어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더욱 대견하고, 기쁘다. 유치부 시절, 테스트 준비를 해야 하는 아이는 투덜대며 힘들게 공부하지 않았다. 해당 범위의 모든 페이지를 다 공부하기보단, 자기가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을 펼쳐 엄마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준비를 했다.
‘다음 장도 공부해야 하는데' 하는 초조한 마음을 숨기고 나는 학생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다음장으로 넘어가고 싶어도 한참 신나서 설명하는 아이의 말을 끊을 수가 없었다. 그 올라간 입꼬리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인내심이 그리 훌륭하지 않아 아이를 직접 가르칠 수는 없었지만, 한 가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아이가 영어를 좋아하는 마음을 지켜주기 위해, 그 마음을 더 크게 키워주기 위해, 그 부분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열과 성을 다했다고.
이제 곧 3학년이 되고 점점 더 커가면서, 배우는 내용이 어려워지고 영어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순간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는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 가지고는 안될 것이다. 하기 싫은 마음을 이겨내고 결국 해내는 투지와 끈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영어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 말이다.
바닷가에서 논 후 떠오른 글감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아이아이가, 영어는 그저 공부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 엄마가 계속 이끌어줘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어는 재미있는 것이고 나의 세상을 다채롭게 만들어 주는 도구라는 사실이 아이의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으면 그 마음이 아이의 영어공부를 순탄하게 이끌어줄 거라 믿는다.
그래서 유치부 시절에 긍정적 영어 정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부단히 노력해 왔던 것이다. 나는 안다. 탄탄하게 다져진 아이의 영어정서가 아이 영어 인생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강력한 무기가 될 거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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