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에 철문을 닫고 '오늘'을 살아가라
기차에는 객실 사이를 구분하는 철문이 있다. 화재가 나더라도 그 문을 닫으면 불길이 옆칸으로 번지지 않는다. 인생에도 이러한 철문이 필요하다.
우리는 종종 어제의 실수와 내일의 불안의 불길이 오늘로 번져 들어와 오늘을 태워버리게 내버려 둔다.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이 오늘을 태워버리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과거와 미래에 철문을 굳게 닫을 필요가 있다.
존스 홉킨스 의대를 세운 윌리엄 오슬러 경은 말했다.
"'어제와 내일을 차단하는 오늘의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차단벽이 잘 작동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죽어버린 과거와 완벽하게 단절되었나요?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도 차단하세요. 미래는 '오늘'입니다. '어제와 내일을 차단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세요."
우리는 종종 우리가 과거에 받았던 상처, 저질렀던 실수, 아직 오지 않은 일에 대한 염려로 마음을 소모하며 불안을 키운다. 그러나 미래는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진다. 어제를 잊는 것도, 내일을 준비하는 것도 결국은 오늘을 충실히 사는 일에서 시작된다.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마태복음 6:34
"아무리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밤이 오기 전까지 라면 견딜 수 있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누구나 하루 동안은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해가 질 때까지 다정한 태도로 인내하고 사랑하며, 순수하게 살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 의미 있는 부분은 그게 전부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김장을 담아야 하는데 설거지를 할 때마다 욱신거리는 손목,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을 감싸는 차가운 공기에 노랗게 변해버리는 손,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스멀스멀 떠오르는 지난날의 후회와 원망들..
오늘 하루는 견딜 수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하루는 이 모든 것을 지고도 잘 살아가고 잘 해낼 자신이 있다.
돌아보면, 나는 건강을 잃은 뒤로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등에 15킬로의 배낭을 짊어지고 양손 가득 25킬로짜리 캐리어를 끌고 호주라는 미지의 땅으로 가는 것에 대해 별 걱정을 하지 않던 나는 더는 없었다. 호주에서 통장에 잔고가 10만 원도 남지 않았을 때도 더 나은 내일이 올 거라 믿으며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던 나였다.
건강을 잃은 뒤로 과거의 나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 나를 얼마나 태워버리고 있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데일카네기의 "자기 관리론"의 원제는
"How to stop worring and start living"이다.
걱정을 멈추고 살기 위해서 '오늘'을 살기를 선택하기로 한다.
아침에 일어나 차가워진 공기를 가르고 김이 날 때까지 물을 틀어 몸을 데운다. 1층으로 내려가서 음양탕을 마시고 내 몸을 1센티라도 더 늘려보려 스트레칭을 해본다.
시차로 잠을 못 잔 남편을 깨우고 다정한 말들을 건네본다.
이야기 소리에 평소보다 잠이 일찍 깬 아이에게 더 자라고 하는 대신 꼭 안아준다.
책을 읽다 아이가 빨리 와서 보라고 하는 짙은 분홍빛 하늘을 카메라에 곱게 담아본다.
과거와 미래에 철문을 굳게 닫고 해가 질 때까지 다정한 태도로 인내하고 사랑하며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며 살아가자.
내 인생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오늘'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