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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공선사 Jul 18. 2024

나를 경영하는 금강경 season6(3.법신비상분3)

여래는 유무에 걸리지 않으므로 32상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다

불언 수보리 약이삼십이상 관여래자 전륜성왕 즉시여래

(佛言 須菩提 若以三十二相 觀如來者 轉輪聖王 卽是如來)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수보리야, 만약 32상으로써 여래를 관한다는 것은 전륜성왕도 곧 여래라는 것이라


그래서 석가모니불께서 수보리의 그런 관점을 이해하시고 친절하게 전륜성왕도 그러면 여래가 아니겠느냐 하는 말씀을 하신다.


우리 중생들과 전륜성왕에게는 그 상(相)에 모든 인식이 매여있는 탓으로 여래라는 명칭이 붙지 못하고 있다.

만일 32상(相)으로 여래를 볼 수 있다면 또 여래가 32상(相)만을 여래의 모습으로 나타낸다면 같은 32상(相)을 가지고 있는 전륜성왕이 여래를 볼 수 없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여래는 32상(相)을 넘어서 있는 존재이고, 여래의 상(相)은 무변신(無邊身)이나 무진신(無盡身), 또는 법신(法身)이란 표현에서 보듯이 절대무상(絶對無相)의 존재이다.


여래는 유무(有無)에 걸리지 않으므로 32상(相)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기도할 때나 깊은 명상에 잠겼을 때 보이는 부처님 상호(相好)는 상(相) 일뿐, 부처님 진신(眞身)은 아니다. 그렇다고 부처님이 아닌 것도 아니다.


여기서 착오가 일어나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그때 보인 모습이 '부처님이다' 또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그것이 바로 문제인 것이다.

부처님이라고 해도 진신이 아니니 정확한 사실이 아니고 부처님이 아니라고 해도 분명히 부처님이 나투신 것이니 정확한 사실이 아닌 것이다.


그러면 그 모습이 본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러면 육안(肉眼)에 보이는 귀신과 영혼(靈魂)이나 신과 부처님 모습은 무엇인가?


그것은 육안 자체가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영혼이 보는 것이 시신경을 통해 육안으로 전달될 것뿐인 것이다.


육안 그 자체만으로는 영혼이나 신과 부처님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즉, 궁극적으로는 자기의 무엇을 통해서 제일 처음으로 상대를 인식하게 되느냐 하는 것이 상대를 보는 깊이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여래는 여래만이 관(觀)할 수 있다.


상(相)으로는 상(相)만 관할 수 있고, 색신(色身)으로는 색신(色身)만 관할 수 있다.


상(相)으로는 무상(無相)을 관할 수 없고, 색신(色身)으로는 법신(法身)을 관할 수 없다.

그런데 수보리가 상(相)으로써 부처님의 질문을 받아들인 까닭에 불완전한 대답을 하게 되고 부처님의 뒤이은 설법으로 다시 한번 더욱 깊이 각성하게 된다.


대선사가 비록 각(覺)을 했어도 일상사에서는 주로 두뇌(의식)만을 사용한다. 이럴 때 보통 사람과 똑같은 오류를 종종 범한다. 그러니 깨달아 성불했다고 하더라도 겸손해야 되는 것이다. 자기가 실수할 수도 있으니 마땅히 그렇다. 그래서 진짜 도인(道人)은 우리하고 별 다르게 보이지 않고 지극하게 평범하고 보통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깨달으면 24시간 늘 완벽하고 늘 지혜를 발휘하고 늘 신과 부처님과 통한다는 것은 우리들의 희망이고 착각이고 환상에 불과하다. 특별히 크고 중대한 일이 아니면 그런 각지(覺知)는 평소 별로 동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깨달은 상태에 대한 막연한 이런 환상에 사로잡혀 수행하면 마구니가 유혹하러 다가오게 되고 속아 넘어가서 신세를 망치게 된다. 물론 진짜 깨닫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중생심과 망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대선사들이나 도인들이 그들의 특별한 존재양태를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는 것이다. 알려주면 그것으로 또 멋대로 망상을 만들어 오히려 도(道)에서 더욱 멀어지니까.


나 자신도 일을 하거나 기도하거나 중대한 문제로 상담할 때나 그렇게 할 뿐이지, 일상사는 예나 지금이나 어리석기 마찬가지이다.


어쨌든 인간의 몸을 일단 가지면 깨달았든 아니든 간에 몸을 벗기 전에는 여전히 중생(衆生)이고 고생(苦生)이다.


단, 깨달으면 몸을 벗고 나서 순수한 부처이지만, 깨닫지 못하면 몸을 벗어도 중생으로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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