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경영하는 금강경 season4(16.구경무아분4)

내가 없으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있게 된다.

by 하이붓다 지공선사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어연등불소 유법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於然燈佛所 有法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불야 세존 여아해불소설의 불 어연등불소 무유법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不也 世尊 如我解佛所說義 佛 於然燈佛所 無有法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연등불 처소에서 법이 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설하신 뜻을 이해하기에는 부처님이 연등불 처소에서 법이 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아닙니다.


중생은 습관적으로 매사에 주고받는 득실을 떠올린다.


그것은 상(相)을 자기로 삼아 살아가는 상태이니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주고받을 수 없는 것을 주고받으려 할 때 고통을 초래하게 되고 업장(業障)을 생기게 한다는 사실이다.


자연에서는 주고받는 것이 없다. 다만 흘러나오고 흘러들어 가는 부분이 저절로 함께 하여 절대균형의 상태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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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가?


준다고 주어지고, 받는다고 받아지는가?


준다고 꼭 필요한 만큼만 주게 되고, 받는다고 꼭 필요한 만큼만 받아지는가?


사랑을 계량화할 수 없느니만큼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항상 넘치고 모자라서 양쪽 다 괴로움에 처해있게 되는 것이 중생의 상(相)이다.


주지 않으려고 하거나, 많이 준다고 힘들어하고, 넘치거나 모자라게 받는다고 하여 힘들어하는데, 그 이유는 인위적으로 주고받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역시 주거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든지 주거나 받는다고 하면, 자기는 주고받는 것과는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인데, 주고받는 자기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불행히도 한 자리에 있을 수 없는 관계이다.


내가 있으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없게 되고, 내가 없으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있게 된다.


반야심경에서 부증불감(不增不減)이라고 일컬었듯이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다. 본래 있는 것이 형태를 바꾸는 것일 뿐 절대량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인생이 본래 빈손으로 왔듯이 빈손으로 떠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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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상(相)을 자기로 여기면 허무(虛無)를 피할 수가 없게 되는 법이다.


그럼 유산 등으로 남기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다만 남은 자들의 소유물이 될 뿐.


그래서 도(道)의 세계에서는 그냥 얻었다는 득(得)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증득(證得)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내가 있고 도(道)를 얻은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도(道)를 체화(體化) 한 상태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른바 내 몸이 진리의 체(體)가 된 것을 뜻한다. 여기에 자기 자신 외에 얻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연등불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것을 손에 들고 있다가 석가모니불께 전해주어서 석가모니불께서 그것을 얻은 것이 아니고, 석가모니불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한 것을 말한다. 그것은 석가모니불이 선혜(善慧)동자의 본래면목인 것이다.


그럼 연등불께서는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하셨는가?


물론 아니다. 연등불께서는 석가모니불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대광명(大光明)을 비추고 계셨던 것이다. 아니, 석가모니불에게만 일부러 비추어주고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냥 석가모니불을 비롯한 일체 존재들에게 비춰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왜 석가모니불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시고 연등불로부터 수기를 받으셨는가? 다른 분들도 무수하게 많이 계셨을 텐데 말이다.


바로 연등불 앞에서 먼저 일체상(一切相)을 버리고, 그 후 연등불의 대광명(大光明)을 받아들여 그것이 석가모니불 내면의 불성(佛性)과 만났기 때문이다.


중생이란 버린다고 해도 버릴 곳이 있어야만 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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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람들이 번뇌망상과 욕심과 집착과 아상(我相)을 버리고 싶어도 마땅히 버릴 곳이 없다.


절에 점잖게 앉아계신 부처님은 말이 없고, 성직자들은 이미 그들 내면에 오물이 가득 차 있어 사람들이 버리는 것을 받아줄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있다. 아마 이 지구가 쓰레기로 가득 차서 그런가 보다.


선지식(善知識)으로서의 스승은 순수한 황금으로만 이루어진 쓰레기통이다. 어떤 쓰레기를 받아도 영원히 그 눈부신 빛이 흐려지지 않고 변하지 않는다. 요즘은 시중에 그냥 금(金)으로 도금한 녹슨 쇠붙이 쓰레기통만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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