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퍼즐 맞추기
지난 두 달 동안, 고등학교 입학전에 너희가 알아두고 준비해두면 좋을 것들을 살펴봤어. 보통은 아무 생각 없이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새 학교에 등교하지만 또 어떤 친구는 너무 목표와 각오가 남달라서 걱정스럽기도 해.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서 우리는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많은 예상을 하지. 그런데 그 중 많은 것들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생각지 못한 복병들이 곳곳에 숨어있고,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과 하지 말았어야하는 실수들이 연속되거든. 뭐 원래 인생이 그런거지. 처음에 너무 기대와 목표가 높은 경우 그런 예상치 못한 일들이 펼쳐졌을때 쉽게 좌절하거나 주저앉아 버리기 쉽다는 걸 고모는 많은 아이들의 경우에서 봤거든.
인생은 모자이크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 시간의 흐름대로 순차적으로 다가오는 내 인생의 과업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다보면 멋진 그림이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게 줄줄이 순탄하기만 한 인생이 어디있겠어. 중간에 꼭 한번씩 제대로 일을 망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내 인생 여기서 회복불능'이라고 진단해버릴 수는 없잖아. 그래서 고모는 그냥 임의로 시간을 잘라서 생각해. 하루 단위일 수도 있고, 분기별일수도 있고, 암튼 작은 사건의 조각들이 모여 작은 그림 하나를 만들고, 또 그런 작은 그림들이 모여 더 큰 그림을 만들어 나가는거지.
잡지 찢어서 붙이는 모자이크 작품 만들어본 적 있니? 열두 색상 색종이를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색상으로 찢어 붙이는 모자이크보다 얼룩덜룩한 잡지 조각들을 다소 무심하게 툭툭 찢어 붙인 그림이 더 멋들어지는 뭐 그런 느낌 있잖아. 쌩뚱맞은 한 조각이 여기 과연 어울릴까 싶었는데 그림을 완성하고 멀리서 보면 그 조각 때문에 더 멋있어진 느낌. 그렇게 인생의 한순간 한순간을 모자이크 퍼즐조각이라고 생각하면 예상치 못한 사건, 아차 싶은 실수,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부정만 하는게 아니라 어느정도 삼키고 받아낼 수 있게 되더라고. 나중에 그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낼 큰 그림이 내심 기대도 되고 말이야.
지금부터 너희들의 3년은 너희 인생에서 가장 스펙터클하고 의미있는 시간일거야. 어떤 일이 벌어져도 너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말아야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 할 수 있어. 전쟁터에 자식을 보내는 부모같은 멘트가 계속되는 듯하네. 고모가 그 길 가장 가까이에서 너희들 지켜보고 조언해주고 격려해줄테니 걱정말고 우리 화이팅하자.
아~~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