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1
돈에 속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인생이 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이다. 돈의 노예가 되면 인생은 돈으로만 평가되어 돈은 남지만, 인생은 사라진다. 돈은 우리의 시간 속에서만 존재하니 시간이 없으면 돈은 결국 허무가 된다. 따라서 돈에 속지 않으면 인생을 누릴 수 있다.
우리는 열심히 살았는데도 손해만 보는 것 같아 화가 날 때가 있다. 누구보다 정직했고 누구보다 성실했고 누구보다 정의의 편에 서서 살았는데 그런 자기 모습에 화가 날 때가 있다.
힘든 일 궂은일은 나 몰라라 하면서 돈 되는 일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불나방같이 달려드는 사람이 있다. 귀찮고 문제 될 일은 안 하면서 조그만 일을 하나 한 것 두고 동네방네 소문내며 생색내는 사람이 있다. 싸울 일이 있으면 마음 약한 사람 등 떠밀어 총대 메게 하고 뒤에서 구경만 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의 허풍에 속아 손가락을 치켜든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억울함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왜 나만 이렇게 억울하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든 신경 쓰지 않기로 했잖아? 그런데 왜 나는 지금 그런 사람들이 짜증 나고 싫어질까?’
‘아! 잘 생각해 보니 그런 사람들이 나보다 열심히 일하지 않았고 나보다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나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 같아 짜증 나나 보다. 결국 나도 돈의 차별 대우에 화가 나나 보다. 그러면 나는 언제쯤 돈이라는 놈으로부터 사람을 떼어놓고 바라볼까?’
사실 돈을 더 모으는 것이 의미 없어질 정도로 돈을 모으려면 어느 정도 모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분명 돈을 모으다 보면 돈을 더 벌어도 의미 없어지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런 때가 살아있을 때 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유한한 인생 앞에 돈을 더 벌어도 의미 없어지는 때는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런 때가 올 때 우리는 허무함에 몸부림칠 것이다. 돈이라는 것이 인생의 전부이고 목표였던 우리에게 돈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면 그 허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허무해지는 것은 죽음 앞에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우리의 숙명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돈이 있으면 인생이 행복해지고 돈이 없으면 불행해진다고 믿는다. 그러나 죽음이 다가오면 돈이 있어도 행복해질 우리가 사라진다. 그래서 돈만 좇아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은 돈에 속아 인생을 허비한다.
나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도 시간은 내가 가진 것과 별반 차이 나지 않는다. 굶어 죽을 정도가 아니면 돈 앞에 당당하고 품격있게 사는 것이 좋다. 그렇게 사는 삶은 돈에 속지 않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에 더 격하게 공감한다. 그러나 자꾸 돈이 내 감정을 속이려고 한다. 속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돈에 속는다. 나이가 들수록 돈이 감정을 지배하게 내버려 두면 인생은 더 허무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