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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선령 Feb 28. 2024

14. 책 읽을 맛 나게

보상보다 함께 하는 마음

가르치는 업을 가지다 보니 진리라 여겨지는 말이 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

아이는 어른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한다.

아이를 바꾸려면 어른이 바뀌어야 한다.

아이에게 원하는 모습이 있다면 어른이 먼저 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맨날맨날 우리보고는
휴대폰 하지 말고
책 읽으라 해놓고
엄마는 카톡하고 아빠는 유튜브 봐요.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갈 때도.”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아이들 앞에서 책 읽으려 애를 쓴다. 출근해서 학교 메신저를 켜는 순간 쏟아지는 업무 쪽지를 외면하고 가만히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도 꾸준히 책 읽는 방법을 지도하고 책 속 이야기를 나눠 왔다.

이맘때가 되면 아침 시간에 선생님이 좀이 쑤시든 말든 우리반 모든 아이들은 스스로 책을 골라 차분히 읽고 있다.

책의 그림이나 내용을 가리키며 친구와 서로 생각을 나누고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대한 기록도 스스로 한다.

나보다 훨씬 낫다. 진심으로 대견하다.

그 마음을 담아 분주하게 물을 끓이고 컵을 줄 세운다.

차는 여러 종류이지만 요즘 같은 날씨엔 핫초코가 최고 인기다.

책 읽는 모습이 정말 멋지십니다.”


한 마디 던지며 음료를 대령한다.

아이들은 으쓱대며 까분다. “음~ 어제보다 향이 좋군.”

“스타벅스보다 맛이 덜한걸.”

“에헴, 책 읽을 맛 나네.”

대단한 건 대단한 것이다.

우리반 아이들이 존경스럽다. 대접할 맛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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