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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선령 Mar 01. 2024

16. 입술은 몇 개?

궁금투성이 1학년 아이들

1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 「입이 똥꼬에게」.

입, 코, 눈, 귀, 손, 발, 똥꼬 등 신체 부위의 역할과 소중함에 대해 맛깔스럽게 전달한다.


특히 자기가 제일 귀중한 존재라고 믿는 입이 더러운 똥이나 싸는 똥꼬가 보기 싫다며 무시하는 부분에서 아이들은 분개한다.


맛있는 음식이 어떻게
냄새나는 똥이 되는 거예요?”


입에서 똥꼬까지의 소화과정을 몸으로 표현해 주었다. 내가 직접 음식이 되어 몸속을 이동하다가 똥이 되어 마지막 똥꼬 밖으로 나오는 열연을 펼치니 아이들 눈빛에서 완전히 이해한 것이 느껴져 만족스러웠다.


신나게 알게된 것을 그리며 신체 부위 단어 카드도 만든다. 그런데 저~쪽 모둠에서 웅성거린다.

입술은 몇 개야?”

“한 개지.”

“아니, 입은 하나고 입술은 윗입술, 아랫입술 두 개야!”


선생님!”

“입술은 연결되어 있으니까, 하나. 일 것 같은데~”

나는 대답을 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었다.


똥꼬 달린 엉덩이는요?”

“왼쪽 엉덩이, 오른쪽 엉덩이. 두 개지.”

“엉덩이도 연결되어 있으니까 하나지.”


“손가락도 다 연결되어 있으니까 하나야?”

“등이랑 배랑 허리도 다 연결되어 있어.”

“우리 몸은 다 살로 연결되어 있어.”


선생님!”


1학년 아이들이 내게 묻는 질문이 가끔 두렵다.

선생님은 척척박사인 줄 아는 녀석들에게

내 얕은 지식을 들킬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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