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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선령 Mar 06. 2024

18. 사라진 녀석 둘

3월은 (교실 오는) 길을 찾는 시기

3월, 점심시간 후 수업 시작한지 한참지나도 두 녀석이 교실로 들어오지 않는다. 25명의 나머지 아이들에게 기다려주라 부탁하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1학년 입학한지 얼마되지 않아 교실을 못 찾았나? 울고 있나? 다친건 아닐까? 화장실에 있나? 운동장에 있나?

학교 후관 뒷길에서 두 녀석을 찾았다.

안도했지만 큰소리가 나왔다.


“선생님 걱정했잖아, 얼른 따라와!”

둘은 교실 중앙에, 아이들 눈은 두 녀석에게.


“왜 하수구 구멍 쳐다보고 있었니?”

세 차례 물어 겨우 나온 대답은


개구리 두 마리가.“

“뭐? 개구리?“

웃음 터지는걸 숨기려 바로 아이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교실 아닌 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고 있으면 될까요?”

“저~얼대 안돼요!”


아이들의 입은 분명 크게 대답하고 있는데, 반짝이는 눈은 대체 개구리가 어디에 있으며 어쨌다는건지 궁금해 못 견디는 모양새다.


“너희가 본 개구리 모습 설명해줄래?”

둘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가만히 쳐다본다.

반 전체에 물었다.


“개구리 헤엄치는 것 직접 본 사람?”

손든 아이 셋은 예전에 보았지만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방금까지 보고 온 둘은 기가 살아 교실 바닥에 누워 몸짓으로 보여준다.


선생님 개구리 보러 갈 건데 같이 갈 사람?”


개구리를 직접 보고 교실로 돌아온 아이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여 개구리 점프를 연습하고, 개구리를 스케치하며, 개구리 이름을 짓고,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개사한다. 개구리의 한살이에 대한 영상을 요청하고, 집에서 개구리를 조사해 다음날 보여준다.


방과후에 웅덩이를 뒤져 올챙이를 구했다. 개구리 박사들에게 빨리 자랑하고 싶어 두근두근.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잠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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