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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선령 Mar 28. 2024

21. 차선생, 해고야

따뜻한 눈으로 기다려주세요

친구와 치고박고 싸운 녀석. 분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마음 몰라주는 선생님이 또 잔소리를 얹었더니 폭발한다.


차선생, 해고야! 내 선생님 하지 마!”


입학한 지 한 달,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지금 힘들다. 놀이 중심의 유치원에서 규칙이 더 강조되는 초등학교로의 변화. 정해진 시수 안에 배워야 하는 교과서와 성취 기준, 정해진 시간에 마쳐야 하는 배변, 의자에 바른 자세로 앉아 집중해야 하는 수업, 연필을 꼭 쥐고 생각을 표현하여 완성하는 활동들.


아침부터 40분씩 4~5시간 이어지는 수업에 방과후, 학원, 숙제까지. 아이는 긴장 상태다. 그렇게 집에 가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엄마 품에서 술술 나오는 말들.


엄마, 학교 가기 싫어.”

또는 선생님 미워, 나 혼났어, 친구가 싫어, 혼자 놀래, 유치원이 더 좋아.


소중한 내 아이의 울음 섞인 그 말에 속상하지 않을 부모님은 없다. 학교가 싫은 이유를 자세히 말하진 않고 어리광 부리는 아이를 두고 부모님이 선택하실 수 있는 대처는 여러 가지가 있으실텐데


따뜻한 눈으로 기다려주시라”


고 말씀드리고 싶다. 학교는 지루하기도 한 곳, 하기 싫은 것도 하게 되는 곳 맞다.

아이는 있는 힘껏 학교에 적응 중이지만, 아직은 유치원이 그리울 때라 지금의 선생님은 괴로움을 주는 어른일 수 있다.


25명이 함께 사는 교실 안에서 서로를 잡아주며 부지런히 자라고 있다. 아이가 선생님의 진심을 알아주는 순간이 오는데 그땐 눈빛만으로도 찡~하고 통한다.


교사 역시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애쓴다.

보람이도 아직 차선생 해고까지는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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