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리 들으며 걷는, 합천 '가야산 해인사 소리길'
옛날 어느 절에 덕이 높은 스님이 제자 몇 사람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중 한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계율에 어긋난 속된 생활을 일삼다 마침내 몹쓸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하루는 스님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등에 커다란 나무가 난 물고기가 뱃전에 머리를 들이대고 슬피 울며 참회하고 있었다. "스승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세요." 스님은 가여운 생각으로 그 제자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여 물고기의 몸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날 밤 스님의 꿈에 제자가 나타나 스승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다음생에는 성심껏 공부할 것을 다짐하였다. 또한 자신의 등에 난 나무를 깎아 물고기 형상으로 만들어 부처님 앞에 매달아 놓고 쳐 주기를 부탁하였다. 그 소리를 들으면 수행자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며 물고기에는 해탈할 수 있는 좋은 인연이 될 것이라 하였다. 그리하여 물고기 모양을 딴 목어(木魚)가 만들어졌고, 차츰 쓰기 편리한 목탁(木鐸)으로 변형되었다. (출처. 중수교원청규)
며칠 전, 우리 가족은 이번 현충일휴무에 어딜 갈까? 의견을 냈던중, 난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내가 가보지 못했던 길 중 하나가 떠올랐다. 그 길은 바로 '가야산 소리길'이다. 이 길은 합천 대장경 테마파크에서부터 해인사까지의 길을 말하는데 계곡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하필이면 엄마께서 몇 달 전부터 가고 싶어 하셨던 길이라 쉽게 말을 못 꺼냈는데 이런 아이디어를 나 혼자서만 알고 있기엔 양심이 너무 찔려 말해버렸다. 그렇게 6월 6일 현충일에 우리 가족은 '가야산 소리길'을 걸었다.
엄마. 이번 현충일 연휴에 소리길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