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인 Jun 25. 2024

어느 60대 남자의 현재 이야기(5)

어느 60대 남자 이야기(15)

이제 나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에겐 집도, 돈도, 직장도 없었고 희망도 없었다.


그렇게 우애가 좋은 것으로 보였던 내 친가 식구들은 이제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어버렸고


내 아내와 아들, 딸은 나에게 불신의 시선만을 보냈다.


감사하게도 아내는 나를 버리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처가에 잠시나마 몸을 의탁하였고 


아내는 60이 다 돼가는 나이에 최저시급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나는 평생을 내가 사무직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왔다.


이제 사무직에서는 나를 더 이상 써주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았지만


그렇다고 내 평생의 자부심을 버릴 수는 없었다.


나는 직장을 안 찾아보냐는 가족들의 말에 "이 나이에 뭘 하겠어."라는 말로 일축하고


집을 나섰다.


갈 곳도, 돈도 없었다.


문득 아내의 생각이 궁금했지만 물어볼 용기는 없었다.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이전 14화 어느 60대 남자의 현재 이야기(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