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남자 이야기(16)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아버지는 나에게 한 번도 큰 소리를 친 적이 없었고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평생을 지방에서 자라온 나에게
서울에 대한 동경은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적당히 공부해서 지방에 있는 대학을 가게 되었고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대기업을 다니는 서울 남자였고 정말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그것이 정말 크게 보였고 장기간의 장거리 연애 끝에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게 되었다.
남편은 다정하지 않았고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화를 내고 큰 소리를 쳤다.
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러한 억압에 대항할 수 없었고 점차 길들여졌다.
지방에서 평생을 살아온 나에게 시댁에서의 서울 생활은 쉽지 않았다.
서울 생활은 내가 동경하던 것과는 먼 것이었다.
그러던 나를 지탱해 준 것은 다름 아닌 내 아이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