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남자 이야기(29)
이사를 가고 나서 장인어른과 식사 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장인어른은 결혼생활 내내 무슨 일이 있어도 아내나 나에게 간섭하신 적이 없었다.
이번 식사에서도 일상적인 다른 얘기를 하며 식사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장인어른이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셨다.
"이번에는 정말 네가 잘못했다."
30년이 넘는 결혼생활 동안 처음 듣는 말이었고 그만큼 내 잘못이 크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이제 의욕이나 자신감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내 잘못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서 움직여야 했다.
우선 주변 동사무소에서 일자리 관련된 프로그램은 모두 참여하기로 하였다.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도 적은 임금이나마 존재했고
지금의 나에게는 무엇이든 행동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은 나와 같은 잘못을 하지 않기를,
그리고 내 친가 사람들 같은 악마들에게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나의 경험을 최대한 자세하게 풀어나갔다.
이 글이 많은 사람에게 퍼져 다시는 나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