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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애인고용이야기 Sep 30. 2024

[인턴일기] "두근 두근 인턴의 첫 임무"

병아리 인턴의 첫 업무 적응기 에피소드

첫 팀 회의 : 업무의 시작!

화요일 아침, 출근과 함께 자리를 배정받았다. 원래는 지정석 제도가 아니지만, 인턴들은 같은 부서 크루들과 가까이 앉아 편하게 질문할 수 있도록 자리를 정해두었다고 한다. 덕분에 나만의 공간이 생긴 것 같아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ㅎㅎ

내 자리 ㅎㅎ


간단히 책상 정리를 마친 후, 드디어 첫 팀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실 문을 열며 느꼈던 그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하다. 회사에 들어온 이후 가장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회의에서 진행 중인 여러 사업과 업무 방식에 대해 배우게 되었는데, 살짝 머리가 어지러웠다.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어서 "이걸 다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하는 긴장감이 동시에 몰려왔었다. 이런 생각들 속에서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회의가 끝날 무렵, 첫 업무를 배정 받았다.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자료 조사와 브런치 글을 작성하는 일이었다. 처음 맡은 업무인 만큼 부담이 없진 않았지만, 그만큼 기대감이 더 컸다. 특히 이 브런치 글을 통해 내가 일하면서 느낀 점을 나누고, 장애 인식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크게 느꼈다.

업무량이 많지 않은지, 혹시 궁금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셨지만, 회사 생활이 처음이라 아직 감이 잡히지 않았다. 걱정이 앞서지만, 지금 주어진 첫 임무를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앞으로 하나하나 배워가며, 회사 생활에 점점 적응해 나가야지!





도전! 협업 툴 마스터하기!

우리 회사 링키지랩은 카카오의 자회사이다보니, 카카오 아지트와 카카오워크라는 협업 툴을 사용한다. 카카오 아지트는 팀원들 간의 효율적인 소통을 돕는 플랫폼으로 페이스북처럼 각 그룹별로 게시글을 남기거나 공유할 수 있다. 프로젝트별로 게시판이 나뉘어 있어 필요한 자료나 공지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모든 팀원이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카카오워크는 업무용 카카오톡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특히 조직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신기했다. 


누구에게 어떤 일을 물어봐야 할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문서 작업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주로 구글 독스와 구글 슬라이드를 통해 이뤄지는 것 같았다. 대학 시절 한글과 미리캔버스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아직도 조금 낯설지만, 링크만 공유하면 빠르게 업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효율적이라고 느꼈다. 모든 협업툴이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사용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생각이다.




비어버린 맞은 편 자리..

다음 날, 출근하니 맞은편 자리가 텅 비어있었다. 내 멘토인 J와 G가 충주에서 진행된 장애인 기능 경기대회에 참여한 P를 지원하러 외근을 나갔기 때문이다. 전날 J와 G의 외근 소식을 공유 받았지만, 맞은편 자리가 모두 비어 있어 왠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ㅠㅠ. 인턴으로서 멘토들이 전부 자리를 비운 상황이라니, 뭔가 든든한 버팀목이 사라진 기분이랄까. 혼자 남은 자리를 보며 괜히 허전하고 조금은 어색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내게 찾아온 첫 시련, 업무를 진행하다가 모르는 점이 생겨 막히는 순간이 찾아왔다. 아마 모든 인턴에게 찾아오는 순간일 것이다. 뭐라고 질문을 할 지, 어떻게 질문을 할 지 걱정이 몰려왔다. 물리적으로는 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다행히도 협업 툴과 메신저를 통해 질문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었다.




장애인 기능 경기대회 ‘동상’

업무를 하던 중 G에게서 P가 장애인 기능 경기대회 데이터 입력 분야에서 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는 단순한 수상을 넘어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IT 산업에서 장애인 고용은 특히 어렵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적 전문성을 요구하는 IT분야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그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 이러한 편견은 장애인들에게 고용 기회를 제한하고, 그들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막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IT 관련 직무나 데이터 입력과 같은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는 일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P의 동상 수상은 장애인 고용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성과이다.


P와의 이야기

P의 수상을 축하하며 짧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발달장애를 가진 P는 현재 서비스 운영팀에서 장소 정보를 확인하는 데이터 입력 업무를 맡고 있다. 처음에는 다른 일을 하다가, 여러 부서를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끝에 지금의 업무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P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회사는 P가 천천히 업무를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며, 꾸준히 그를 지원해왔다고 한다. 우리 회사는 직원들이 각자 적성에 맞는 직무를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기다리며 소통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P처럼 꼼꼼하게 장소 정보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입력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다른 능력에 강점이 있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업무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P는 일을 한다고 해도 무엇을 경험했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고 말하며 사람들이 무엇이든 경험해보고 어떤 일이든 부딪쳐보기를 권했다. 


이런 점에서 사회도 장애인들이 더 많은 경험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은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에게 해당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누구나 다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P의 말처럼, 적절한 지원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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