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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센트 Feb 23. 2024

가을날의 추억과 유대감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식어가고 가을이 되었다고 알리고 싶은 듯 나뭇잎은 어느덧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여름에 겪었던 아픈 일들을 모두 털어내고 수많은 사람들과 추억을 쌓고 좋은 기억들이 가득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날들도 존재했었다. 그동안 개인적인 일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눔과 동시에 재밌는 시간을 가졌었다. 또한, 맛있는 곳 식당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까지 다니면서 추억도 많이 남겼었다. 특히, 오랫동안 소속되었던 카페투어 모임에서 여러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대화 시간을 가졌다. 맛집을 방문하여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전시회를 보고 나서 가지는 커피타임은 나에게 있어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고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또한, 지금은 일이 많아져서 못하고 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남대문 시장에 방문하여서 관심 가졌던 위스키를 구경하거나 실탄 사격을 경험했었다. 어떻게 보면 내가 했었던 활동을 통하여 같이 즐긴 사람들과 유대감을 형성했을 거라 생각이 든다.


가을 하면 생각나는 명절은 추석이다. 직업 특정상 추석에도 근무를 나갔었지만, 쉬는 날에는 오랫동안 못 봤던 외가 가족분들과 만남을 가졌었고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를 만나 뵈러 갔었다. 셋째 외숙모는 지금은 삼촌과 이혼하셨지만, 나하고 가깝게 지내는 가족 중에 한 명이었다. 숙모와 오랜만에 만나서 식사하고 카페에서 대화하면서 어렸을 때 있었던 일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막상 들었을 때 부끄러웠지만 좋은 기억과 안 좋은 기억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난 만큼 이제는 경험이고 추억이구나 나는걸 새삼 많이 느꼈다. 또한, 나도 모르던 부모님의 모습이나 에피소드 그리고 우리 외가 쪽의 상황을 처음 알게 되어서 재밌게 느꼈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건, 5년 동안 못 봤었던 외할머니를 만나게 되었다. 외할머니는 내가 성인이 되기 전에 치매를 앓기 시작하셨다. 성인이 되고 나서 그 증세가 더 심해져 가족들 간에 상의 끝에 요양원으로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추석만큼은 내가 직접 가서 인사드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요양원에 들어가자마자 마지막으로 봤었던 외할머니의 모습과 달리 많이 야위어셨고 나를 기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같이 있던 시간을 통해서 어렸을 적 외할머니와 같이 보냈던 시간들이 기억나면서 생각에 잠깐 잠겼었다. 지금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치매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에 잠깐이나마 연락드리거나 시간 날 때 외할머니댁에 방문해서 인사를 드릴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 당시에 가을은 나에게 있어서 추억과 유대감을 의미하고 싶었다. 여러 취미 활동을 통해서 얻은 사람과의 유대감 그리고 명절날에 가족들과 함께 있었던 시간들을 통해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취미 활동을 같이 했던 주변사람들을 통해서 얻은 유대감이나 명절 때 가족들과 보낸 시간을 통해 회상할 수 있었던 추억이 나에게 있어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과 유대감을 형성하여 추억을 많이 쌓았을 때 먼 훗날 그 기억을 회상하면서 ‘이때 참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랜만에 만났을 때 추억을 같이 쌓았던 사람들과 회상하면서 함께 웃고 싶다.


입추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더위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시원한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고

나뭇잎이 붉게 물들여진 모습을 보니


가을이 시작되었구나


여름은 끝났구나.


사과


아침마다 어머니는 사과를 깎아주셨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도와준다고 한다.


자녀들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머니와 자녀들의 유대감을

원활하게 이어준다.


낙엽


따스한 날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파릇파릇하게 피어난 나뭇잎들이

전부 흩어져 날아가기 시작했다.


나무의 기억이 흩어지는 거처럼

우리의 기억도 낙엽처럼 흩어질까?


성묘


떠나보낸 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아직 못다 한 말이 많은데

찾아갈 때마다 항상 후회한다.


제사를 지내며 소원을 빌고

마음속으로 못다 한 말들을 전한다.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후회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가을밤


날이 어두워지면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어느 가을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지난가을은 어떻게 보냈을까

다시 되짚어본다.


올해의 가을은

내년에는 어떻게 기억될까?


흐르는 대로


흐르는 대로 지내왔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지 못한 채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흐르는 대로 지내왔다.


집중해야 할 건 집중하되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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