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월 Week3~4
Week3
임밍아웃 이후 우리의 삶은 극적으로 변화된 것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각자의 책임감이 생겨 보였던 건 분명했다.
때때로 시간이 날 때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신생아 용품을 찾아보곤 했다. 볼 때마다 얼마나 작은지 너무 귀엽고 깜찍하단 느낌을 자주 받았다.
언젠가 미디어 매체를 통해 보았던 글이 있었다. 아가가 생김으로 인해 부부의 삶에선 아가가 1순위가 된다
고, 그렇게 서로에게 소홀해지며 아가를 먼저시 여기게 된다고 말이다.
나는 속으로 내심 자신감을 비췄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아내에게 제일 먼저 달려가 나 다녀왔어하고 말을 하며 아내를 안아줄 거라고 말이다.
한데, 아가가 먼저 나를 반겨주면 어떡하지?
요즘 이런저런 사소한 미래를 그려보며 행복에 빠져 지내곤 한다.
여느 날처럼 퇴근 후 집에 왔을 때, 아내가 무언갈 보여준다.
다름 아닌 배냇저고리와 손싸개, 발싸개이다. 보는 순간 미소가 지어진다. 너무 작고 깜찍한 것이었다.
아직은 아가 용품 준비할 시기가 아니기에 우린 웹 사이트를 통해 눈으로만 마음으로만 쇼핑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실물을 접하고 보니 정말로 미니미했다.
퇴근 후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것은 저녁밥을 먹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가 먼저 먹었던 그릇을 설거지하고 나서 나는 비로소 씻고 아내와 소파에서 알콩달콩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하루의 마지막이었다.
아내의 입덧이 조금 심한 것 말곤, 용용이의 상태는 완벽했기에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아내의 입덧은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아직은 우리에게 김치냉장고가 없기에 일반 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하고 있는데,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아내는 힘겨워했다.
그래도 그것 말곤 아내는 토할 것 같으나 토는 하지 않았고, 그래도 씩씩하게 밥을 먹을 수 있을 때 잘 먹어서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그래도 다행이라 여겼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변화된 것이 있다면, 아내는 요즘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었다.
퇴근을 할 때 즘 아내와 통화를 한다.
"여보, 오늘은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음, 오늘은 딸기가 먹고 싶어!"
아내가 일찍 마쳐 마트를 들를 때가 있으면 아내는 과일을 사고, 나 또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을 한 아름 살 수 있었다.
용용이 덕분에 우린 과일을 더 자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2월의 3주 차도 무난히 지낼 수 있게 되었다!
Week4
이번주는 검진이 있는 날이다. 우린 매주 금요일마다 검진 날짜를 우리끼리 잡을 수 있었다.
병원 검진날만 되면, 항상 전날 밤부터 걱정이 되어 잠을 잘 못 이룰 때가 있다. 아마 아내는 그런 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밤 10시 정도가 되면 머리만 닿으면 무섭게 잠드는 나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론 일을 할 때마다 내 가슴속 어딘가쯤 항상 걱정이 내재되어 있단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종종 아내의 친구들이 선물을 전해오곤 한다.
너무나 귀엽다. 얼른 태어날 용용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용용아, 아빠가 비록 사진은 잘 못 찍지만, 많이 많이 찍어줄게!"
우리 부부는 임밍아웃을 하고 나서 제일 먼저 구매한 것이 육아백과사전이다.
아직 서투른 우리에게 한줄기 희망 같은 빛과 같은 존재의 책을 구입하였다. 물론 이건 광고가 아니다!
책 표지에도 그렇듯 당당하게 17년 연속 1위라는 문구를 보고 끌려 사게 되었다.
아내와 나는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들여다보았다. 아직은 안정기이기에 아내는 안정을 취했고, 책에서는 그런 아내를 위해 남편이 할 수 있는 행동요령을 자세하게 적어놓았다.
그중 80%는 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사소한 행동들까지 상세히 적어 놓았기에 이쁨 받는 남편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이윽고, 병원 방문 날이 되었고 나는 오후 반차를 쓰고, 아내를 만나 병원 검진을 하게 되었다.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고, 그동안 용용이는 무탈 없이 잘 자라고 있었고, 검진 후 아내와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앞으로 4주 후에는 기형아 검사를 하게 된다. 모든 출산을 앞둔 부모의 마음이 그렇겠지만, 이 기간만큼은 많이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용용아, 무럭무럭 자라서 건강하게 볼 날 엄마, 아빠 많이 기대하고 있단다.
병원에서 초음파로 만나는 널 볼 때도 얼마다 두근거리는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나올 날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새삼 걱정이란다.
눈물 없는 아빠, 용용이가 울리지나 않을는지? 걱정이다.
엄마랑 알콩달콩 잘 지내다 세상 밖에서 아빠랑 만나자.
사랑해 여보,
그리고 용용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