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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Mar 20. 2024

내 마음속의 너『블랙 독』

블랙 독(레비 핀폴드)


블랙 독

글/그림 레비 핀폴드(옮김/천미나)

북스토리아이

2013.2.15.

2013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사진출처: 알라딘>


  어느 날 호프 아저씨네 집에 검은 개 한 마리가 찾아옵니다. 검은 개를 본 호프 아저씨는 토스트 접시를 떨어뜨리며 소리칩니다. “세상에!” “우리 집 앞에 호랑이만 한 검둥개가 나타났다!” 호프 아주머니는 찻잔을 툭 떨어뜨리며 소리치지요. “여보! 우리 집 앞에 코끼리만 한 검둥개가 있는 거 알아요?” 다음으로 일어난 애들라인도 “우리 집 앞에 티라노사우루스만 한 검둥개가 있는 거 아세요?” 곧이어 일어난 모리스도 “우리 집 앞에 빅 제피만 한 검둥개가 있는 거 아세요?” 라며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칩니다. 

  공포에 질린 가족이 모두 이불 밑으로 숨은 그때, 막내가 용감하게 나가보기로 합니다. 검둥개는 어느덧 작은 산만큼이나 커져 있어요. 막내는 검둥개에게 말합니다. “나를 잡아먹으려면, 먼저 나부터 잡아야 할걸.” 꼬맹이는 총총거리며 달려갑니다. 자기를 따라올 테면 덩치를 줄이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검둥개는 꼬맹이를 뒤따라 뛰어가고, 검둥개의 덩치가 점점 작아집니다. 작아진 검둥개는 연못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고 놀이터의 미끄럼틀도 탈 수 있네요. 더욱 작아진 검둥개는 호프 아저씨네 집 고양이 문도 통과합니다. 

  그 동안 다른 가족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요? 가족들은 집 안 구석에 잡동사니로 만든 방어선을 구축했어요. 여러 잡동사니로 단단히 무장한 채 숨어 있었지요. 이들 앞에 나갈 때와 똑같이 태연한 막내가 검둥개와 함께 나타납니다. 검둥개는 더는 코끼리만 하지도, 티라노사우루스만 하지도 않아요. 가족들은 막내에게 말하죠. “넌 정말 용기 있는 아이야. 저렇게 덩치 큰 무시무시한 녀석과 당당히 마주하다니.” 그러자 막내는 툭 내뱉죠. “무서워할 거 하나도 없어.”

  『블랙독』은 제2의 앤서니 브라운이라 불리는 레비 핀폴드의 그림책입니다. 레비 핀폴드는 정교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와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준 영국의 작가입니다. 레비 핀폴드의 그림은 디테일하면서도 아름답고 섬뜩합니다. 이 책은 달걀노른자와 안료를 섞은 일종의 구식 페인트인 템페라를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텍스트 위와 아래에 있는 단색 그림은 중심 이야기를 보조하여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해 줍니다.

  우리는 살면서 종종 ’검둥개‘와 마주합니다. 검둥개는 우리의 상상속의 불안과 두려움, 편견이죠.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거나 낯선 상황에 놓일 때 우리안의 검둥개는 슬그머니 나타납니다. 때때로 검둥개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덩치를 키우기도 합니다. 호프 아저씨네 집에 나타난 검둥개처럼요. 호프 아저씨는 낯선 이를 경계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어쩌면 침입자로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검둥개가 호랑이만 한 크기로 보였겠죠. 검둥개는 호프 아저씨네 가족들의 두려움을 먹으면서 점점 커집니다. 호랑이에서 코끼리로, 코끼리에서 티라노사우루스로, 빅 제피로 변신합니다. 나중에는 산만큼 커다란 괴물이 되지요. 

  우리는 낯선 것을 경계합니다. 이는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일지도 몰라요. 낯선 것에 대한 경계는 일정 부분 필요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두려움과 편견이 됩니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해요. 경계를 넘어서 새로움에 직면하는 용기요. 막내의 용기는 낯선 상황에 대한 경계와 편견조차 이깁니다. 두려움과 정면으로 맞선 꼬맹이는 강한 호기심과 천진난만한 용기로 산만큼 큰 검둥개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습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죠. 두려움에 용기 있게 맞설 때 우리의 마음속 검둥개는 원래의 모습을 찾아요. 그리고 알게 되겠죠. 무서워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이해질문

· 핀폴드 씨가 사는 곳은 어디일까?

· 핀폴드 씨가 사는 곳은 왜 깊은 숲 속에 있을까?

· 막내는 검둥개를 보러 나가는 게 무섭지 않았을까?

· 실제로 검둥개는 엄청나게 컸을까?

· 가족들은 검둥개에 대한 꿈을 꾼 것일까?

· 구석에 숨어서 각종 물건으로 무장한 가족들은 막내가 검둥개와 들어왔을 때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 만약 너의 집 앞에 산만큼 큰 검둥개가 있다면 어떨까?

· 너는 용기 있게 행동하는 편이니, 그렇지 않은 편이니?

· 두려움을 이기고 앞으로 나서본 경험이 있니?

· 두려움을 이기고 앞으로 나서본 경험이 있니?


생각질문

· 크게 느껴지던 존재가 작게 느껴지거나, 작게 느껴지던 존재가 크게 느껴진 적이 있어?

· 왜 제목은 블랙독인데 본문에서는 검둥개라고 할까?

· 막내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왜 개를 보러 나가볼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 막내가 검둥개에게 부른 노래는 무엇이었을까? 검둥개를 작게 만드는 노래였을까?

· 왜 막내만 용감한 행동을 했을까?

· 호기심은 얼마만큼 힘이 셀까? 두려움도 이길 수 있을까?

· 왜 가족들은 검둥개를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했을까?

· 우리 일상에서 두려운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 이 그림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뭐야?

· 네가 생각하는 용기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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