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냄새가 좋지는 않아

출근기차에서 내린 후

by 스캇아빠

출근길은 전 세계 어디에 있던지, 언제나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회사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어도 모자라고, 지하철로 1시간이 걸려도 출근길은 언제나 시간이 모자라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아슬아슬하게 아침기차를 올라탔다.


나는 토론토에서 두 개의 직장을 다녔고 세 곳의 사무실로 출퇴근했다. 한 곳은 유니온 역에서 서쪽으로 걸어서 20분 정도 걸렸고, 두 곳은 유니온역 북동쪽으로 걸어서 15분 걸렸다. 그렇게 나는 사무실 위치를 이야기할 때 유니온역에서 방향과 거리로 사무실의 위치를 이야기했고, 대부분의 토론토 지역 사람들은 어느 지역인지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튼센터 근처인가? 거기면 무슨 식당 근처인 것 같은데? 그렇게 유니온역은 토론토 다운타운의 중심이었고, 복잡한 출근길의 시작점이다.


아침이면 토론토 다운타운은 유니온역에서 내려 각기 사무실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가득 찬다. 가끔 움직이지 않고 서있는 사람은 대부분 관광객이다. 모두들 조금은 무신경한 표정으로 빠르게 사무실을 향해서 걷는다. 계속해서 나오는 횡단보도에는 신호가 바뀌기 전에, 차량신호만을 보고 무단횡단으로 빠르게 건넌다. 자전거는 자동차와의 불리한 싸움을 계속하지만, 자동차보다 빠르고, 자동차는 버스 대신 돌아다니는 트램보다 날렵하게 차도를 미끄러져 다닌다. 모두들 얽히고설켜서 여기저기 정신없다. 그럼에도 경적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간혹 경적을 울럈다가는 온갖 눈초리를 감내해야 하는데, 경적이 울리는 순간 교통법규 피해자에서 다른 사람들의 아침의 기분을 망치는 가해자로 순식간에 바뀌는 것을 알기에 웬만하면 다들 조용히 다닌다. 아마도 선팅규제가 꽤 철저한 여기서는 차 안에 있다고 사람들의 눈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는 듯싶다.


그렇게 아침에 정신없는 출근길을 걷다 보면, 안타깝게도 여러 냄새를 맡게 된다. 공사장의 시멘트 냄새, 앞에 가는 사람의 담배냄새. 아침과 어울리지 않는 대마초 냄새 (스컹크 냄새일 수도 있지만,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스컹크를 본적은 아직까지 없다), 그리고 너무나 나를 놀라게 했던 어디선가 풍겨오는 지독한 오줌냄새. 처음 냄새를 맡았을 때, 정말 진심으로 놀랐다. "그래도 나름 북미에서 제일 큰 도시 탑 5에 들어가는 도시의 다운타운에서 오줌냄새라니? 아냐 아무래도 오늘 내가 운이 안 좋은 날일 거야." 하지만, 그 냄새는 그 골목에서 계속해서 났고, 사실 냄새가 안나는 날이 거의 없었다. 결국 나는 사무실 동료에게 원래 다운타운에 그런 냄새 많이 나는 거야? 라고 물었고, 돌아온 대답에 나는 다시금 내가 굳이 왜 캐나다에 왔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냄새 안나는 도시도 있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