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사우디 시그니처 마천루 킹덤 센터

제다 타워는 언제쯤?

한때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건축물의 정수는 63 빌딩이었죠. 지금은 사우론의 눈 아니, 바랏두르 아니, 제2 롯데월드 타워처럼 훨씬 높은 빌딩이 있습니다만. 63 빌딩의 상징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사우디에서 그런 위상을 차지하는 대표 건물은 수도 리야드에 있는 킹덤 센터입니다. 현지에서는 킹덤 타워라고도 부릅니다.

리야드 중심가에 위치한 킹덤 센터

높이는 300미터, 층수는 99층입니다. 99층에 전망대인 스카이 브리지가 있지요. 저 딱 봐도 어디가 브리지인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은 정직한 디자인.

레고 스토어에도 킹덤 센터!

(개인적인 호기심인데 정말로 삼성 USB의 디자인과 아무 관계가 없는가.. 하다못해 레퍼런스로도 안 쓰였는가.. 궁금하긴 합니다. 볼 때마다 지구에 USB를 꼽은 것 같은..)

할튼 그렇게 거대한 건물인데 외관을 유리로 둘러서 주변에 있으면 반사광 눈뽕이 장난이 아닙니다.


킹덤 센터 바로 옆에는 2014년 세계 최대 넓이 매장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카페가 있거든요. 거기 앉아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창 밖을 보면 킹덤 센터에 반사된 분노의 태양광이 마치 반지를 찾는 사우론의 눈처럼 짓 쳐들어옵니다.

아랫쪽부터 서서히 충전되는 노을 태양 에너지

센터 내부는 제2 롯데월드 쇼핑몰과 똑같습니다. 패션 매장 위주로 채워져 있는데 루이뷔통, 티파니 앤 코 같이 패션 잡화 시계 액세서리 품목별 탑급 명품점이 있고 (명품을 잘 모릅..),  자라 같은 서민용 SPA 브랜드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매장 비중이 고가인 곳이 많다 보니 쇼핑하러 가 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지하에는 푸드코트가 있고 꼭대기층에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 비용은 애어른 구분 없이 69 리얄 (한화 2만 5천 원 정도)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없이 보고 내려오는 것 치고는 좀 비싸죠.


그래도 육아대디가 뭡니까? 애들이 가자면 가는 거죠.

리야드 도심 방향
반대 방향

리야드가 사우디의 수도긴 하지만 보수적이라 그런지 제다에 비해 중간층 건물 수는 더 적은 느낌입니다. 물론 기분 탓일 수도 있습니다. 제다에 한 번밖에 안 가봐서..


어쨌든 낮은 주택 건물 위주기 때문에 300미터 위에서 보면 엄청나게 멀리, 또 넓게 보입니다.


건물이 대부분 흙색이기 때문에 날이 좋은 날 가야 해요. 모래 바람이 부는 날 가면 아무것도 안 보일 겁니다.

흡사 거울이 따로 없다

지하에 가면 KFC 같은 프랜차이즈도 있고 현지 음식 체인점도 있는데 제가 몇 번 가보고 건진 곳은 바로 일식(이고 싶은) 스타일 돈까스 카레점입니다.


이름하여 '사무라이'

사무라이

초밥도 하고 카레도 하고 뭔지 아시겠죠? 약간 미소야, 시소야, 그런 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신선한 생선이 들어간 요리는 만족도가 떨어질 것 같아서 돈까스 카레를 시켜봤는데 제법 한국에서 먹던 맛이 납니다.


김밥천국 맛인데요. 이게 놀리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돼지고기 없이 닭고기만으로 이렇게 맛을 내는 겁니다. 상당히 맛있고 한국인 입맛에 맞습니다.

돼지 없는 돈까스 카레

가격은 쪼금 비싸서 식사 3가지 시키면 5만 5천 원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외식하는데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가격입니다만.

모듬 튀김

하루 종일 몇 날 며칠 동안 집안일하고 애들만 돌보다가 남이 해준 (이게 중요합니다) 한국 냄새나는 음식이 먹고 싶어지면 종종 찾았네요.

우리나라의 부산에 해당하는 사우디 제1 항구도시 제다에 제다 타워가 건설되고 있죠. 최초에 높이가 장장 1마일, 1600미터짜리로 예정됐거든요. 현존 세계 최고 건물의 높이를 거의 더블 스코어로 아득히 넘어서는 높이인데..


역시 누군가 '이봐, 아무래도 부러질 것 같다!'는 경고를 했는지 최종 설계는 1000미터로 수정됐고 (그것만도 엄청납니다만) 현재는 좀처럼 진척이 안 되고 있다네요.


현재 실권자인 왕세자의 라이벌 세력이 착공한 건물이라 준공은 물 건너갔다는 말도 있고, 네옴 시티니, 미러니 벌여놓은 일이 산더미라 포기했다는 말도 있고, 그냥 짓고 있는데 단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라는 말도 있는데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이전 15화 사우디, 천둥번개, 폭우, 물바다, 대환장의 콜라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