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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Apr 18. 2024

다시 읽는 미라클 모닝

당신의 오늘 아침은 안녕하신가요?

미라클모닝을 다시 읽는다. 첫째 딸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 책을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벌써 5년 전이다.


5년 전만 해도 30대 초반이었으니 혈기도 왕성하고, 꿈과 희망을 가득 품은 청춘이었다.(국가에서도 청년의 나이제한은 35세라 하지 않던가?) 그래서 새로운 시도도 왕성하게 해 보고 실패도 눈물도 자잘한 성취도 많았다. 그런 시절의 나에게 미라클모닝은 깨우침을 주는 성경 말씀처럼 다가왔다. '아침을 성공하는 사람이 인생을 성공할 수 있다.'는 이 간단한 명제가 나의 마음을 울렸다.


그때의 지금과 5년이 지난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때의 미라클모닝을 지금까지 잘 실천하고 있을까?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않다. 아직도 나는 늦잠을 자는 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느끼며 살고 있고, 아침을 정복했다는 선언을 할 만큼 개운하고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고 있지도 않으니 말이다.


물론 30대 초반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은 것이 변했다. 아이들도 둘이나 생겼고, 아침에 아이들을 아침을 먹이고 씻겨서 옷을 입히고 단정하게 머리도 묶어주고 잘 등원까지 시켜야 한다. 이처럼 매일 아침은 아이들과의 전쟁터나 다름이 없다.


‘그럼 아이들보다 조금 먼저 일어나면 되지 않을까?’ 이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아이들이 기상하는 시간인 7시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면 충분히 미라클 모닝을 실천할 수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은 당연히 해봤다. 문제는 그 실천을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래서 오랜만에 미라클 모닝을 다시 읽는다. 다시 책을 보니 이 책을 처음 읽을 당시에 쳐놨던 밑줄들이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미라클 모닝은 어렵지 않다. 완벽한 아침을 맞이하는 방법을 내가 가르쳐 주겠다. 이를 배우고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라는 저자의 말에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었는데, 그때와 같이 의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아 부끄럽다.


미라클 모닝의 핵심 수행과제는 단순하다. SAVERS, 외우기도 쉽게 두문자로 만들어 놨다.


1. Silence(침묵): 명상하기

2. Affimation(확언): 목표와 수행과업을 쓰고 말하기

3. Visualizarion(시각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나의 모습 상상하기

4. Exercise(운동): 10분~20분 정도의 간단한 운동(스트레칭, 요가 등)

5. Reading(독서): 한쪽 내지 한 단락 정도를 10분간 읽기

6. Scribing(쓰기): 현재의 솔직한 감정 또는 떠오르는 아이이어 적기, 일기 쓰기도 괜찮음.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위 6가지 행동을 5분에서 10분씩 한다면 총 1시간이면 미라클 모닝을 완성할 수 있다. 이 과업들의 효과는 확실히 있다. 나도 미라클 모닝을 읽었을 당시에 한 달 정도는 열심히 실천해서 그 효과를 몸소 체험했다. 미라클 모닝을 해낸 날은 마치 세상을 정복한 것처럼 의욕이 넘쳤고, 열정과 패기로 두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왜 꾸준히 하지 못했을까? 다들 비슷하겠지만 매일 꾸준히 한다는 것은 가끔씩 나를 유혹하는 돌발상황에 잘 대처해야 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그때의 나는 갑자기 잡히는 술약속과 갑자기 하고 싶은 게임의 욕구를 참지 못했고, 그렇게 하루 이틀 늦잠을 자는 날이 반복되다 보니 미라클 하지 않은 모닝을 자주 맞이하게 된다. 여기서 또 쓸데없는 완벽주의 성격은 미라클 모닝을 중단하는데 큰 이유를 제공했다.


'어차피 월요일, 화요일 실패 했으니
요번 주는 완벽하게 미라클 모닝을 하기는 글렀어. 그냥 관둬.'



예전에 나온 미라클모닝을 읽어도 되고, 최신판을 읽어도 무방하다. 최신판은 구작의 확장판 같은 개념이다.

나의 미라클 모닝은 그렇게 끝났던 것 같다. 완벽주의는 실패했을 때 그 실패를 완벽하게 만들라는 말이 아닐 텐데, 나의 완벽주의는 조그만 실패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냥 실패해도 묵묵히 하면 될 것을 꼭 조그만 오점이나 잘못된 것만 보여도 그냥 통으로 안 해버렸다.


사실 미라클 모닝을 다시 읽게 된 것은 큰 의지가 다시 샘솟아 그런 건 아니었다. 요즘따라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고, 아침에 먹는 약이 10개가 넘을 정도로 몸이 피로해서 당최 활기찬 아침을 맞아본 기억이 오래되서였다. '옛날에 읽었던 책 중에 아침 관련 책이 뭐가 있었는데? 뭐였더라?'라고 생각하다 '모닝'이라는 글자가 생각나서 다시 읽은 게 미라클 모닝이었을 뿐이다. 건강하지 않으면 건강 관련 책을 읽었어야 했는데, 사람의 무의식이라는 게 참 무섭다. 그냥 '아침'이라는 글자를 '모닝'이라고 바로 떠올려 버리니 말이다.


그래도 나의 무의식은 다시 나에게 희망을 줬다. 미라클 모닝은 다시 읽어도 '성경 말씀'처럼 감동이 있다. 저자의 적절한 채찍질과 위로의 말들은 아직도 유효했다. 미라클 모닝의 설득력은 그만큼 대단하다.


내가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넋 놓고 살지는 않았다.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한 이래 다시 독서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고, 독서를 통해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운동이라는 것도 하고 있으며, 간간히 명상도 하고 목표 노트를 쓰기도 한다. 미라클 한 모닝까지는 아니어도 미라클 한 오후는 살고 있다.


미라클 오후를 미라클 모닝으로 바꾸는 건 시간을 좀 당기면 될 일이다. 책에서 말한 SAVERS는 지금도 실천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침 7시면 무조건 아이들이 깨운다. 알람시계정도가 아니라 온몸으로 육탄전을 벌여 기어코 아빠를 일으켜 세우는 아이들 덕분에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단지 이 수동적인 기상시간을 능동적으로 한 시간만 앞당길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아이들을 깨우는 미라클 한 아빠가 될 것이 아닌가?


'미라클 모닝 밀리어네어'에서 '밀리어네어'는 좀 미뤄둔다. 일단 무엇보다도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미라클 대디'가 되어보자. 이번엔 실패해도 완벽하지 않았다고 그만두기 없기다. 꼭이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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