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누는 삶
오늘은 우리 비행기 만들자.
어려서부터 책을 자연스럽게 읽게 되는 환경이었다. 어머니께서 다른 건 안 사주셔도 동화책이나 위인전을 많이 사주셨다. 책이 놀잇감이고 책이 장난감이었다. 빳빳하고 큰 동화책으로 동생과 함께 집을 짓고 자동차도 만들고 비행기도 만들며 놀았다. 어린 시절 그렇게 책과 함께 시공간을 초월하는 많은 시간 여행을 했다. 그래서인지 책은 나에게 부담이 아닌 자유로움을 주는 소중한 것이었다.
그렇게 책을 좋아하던 내가 핑계일 수 있지만 결혼하고 육아하고 직장 다니며 삶에 지쳐서일까? 어느 순간 귀찮은 물건이 되었다. 겨우 학교에서 방과후에 교사 동아리 활동으로 한 달에 한 권 정도 사서 독서 토론을 했는데 그때 조금 읽는 게 다였다.
퇴직하고 나다움 만들기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먼저는 마음이 맞는 지인과 함께 카페에서 시작했다. 돌아가며 책을 고르고 정해진 날 토론도 하며 좋아했던 책에 다시 눈이 떠졌다. 책의 종류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각각의 취향대로 고르니 여러 쟝르를 접할 수 있었다. 자기계발서, 시, 에세이, 소설, 고전 등 이제는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고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 우리 올해 독서모임 이름을 뭘로 할까요?”
“ 독서를 사랑하는 모임 줄여서 독사모 어때요?”
“ 아무리 뱀띠 해지만 넘 무섭다, 독사모는.”
제일 막내인 인희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 아! 생각 났어요. 마꾸모 어때요?”
경상도가 고향인 진희 언니가 묻는다.
“마꾸모가 뭐꼬?”
그 말에 우리는 하하호호 웃었다. 쌍기역이 많이 들어가니 강한 억양과 함께 너무 재미 있었다. 말의 유희라고나 할까?
“우리는 책으로 마음을 가꾸려고 만났잖아요?
마음을 가꾸는 모임이란 뜻이예요.”
“오! 그래! 마꾸모 괜찮네”
우리는 만장일치로 독서모임 이름을 마음을 가꾸는 모임, 마꾸모로 정했다. 사실 마음을 가꾸는 데는 독서만큼 좋은 게 없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기 때문이다.
다 큰 성인들이지만 아직도 우리는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위인은 인생은 죽을 때까지 나 하나 제대로 만드는 일생 일대의 큰 과제라고 하지 않았던가!
내 인생에 책을 읽고 책을 나누며 책을 품게 되었으니 참 행복한 삶이다.
때가 다 있다고 했던가?
마음에만 품고 있던 책사랑을 맘껏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행복 충전~이제 그 행복을 가꾸기만 하면 된다.
이처럼 사소한 행복들^^
나에게 행복은 책을 읽고 나누는 삶이다.
마음을 가꾸는 하루하루다.
경이의 사소한 행복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by 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