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인민재판
퍽 퍽 퍽
단 3대였다. 나의 종아리에 검은 멍이 들기까지는 단 3대면 충분했다. 우리 반에서는 살벌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무서운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것은 중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인민재판이었다. 법의 집행자이자 심판자 그리고 판결자는 우리 반 담임 선생님이었다. 키는 180을 훌쩍 넘는 거구의 남성이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안경을 항상 코끝까지 내려쓰고 다니는 우리 반 선생님은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김호연, 밀기 3번, 급소 공격 3번, 4대, 종아리 올리고 의자 위로 올라와”
교실에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만 있을 뿐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숨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호연이는 의자 위로 올라가 종아리를 걷었고 그걸 보는 우리는 이 심판의 결과와 집행 장면을 말 그대로 숨죽여 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다음은 누구 차례가 될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내 차례가 되면 저 의자 위로는 내가 올라가게 된다. 우리 모두는 숨죽여 그 장면을 계속해서 지켜봤다. 이윽고 선생님의 매가 위로 치켜져 올라갔다. 그 매는 우리 반 청소함에서 즉석으로 만든 것으로, 선생님이 대나무 빗자루의 머리를 바닥으로 향하게 하여 그대로 발로 빗자루의 머리 쪽을 눌러 부러뜨려서 매 여러 개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그 매로 우리를 심판하는 것이었다. 호연이는 3대를 내리 맞고 종아리를 부여잡으면서 말했다.
“흑... 흑... 선생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은 쳐다도 보지 않고 다시 판결문이 있는 종이를 보고 우리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맞고 우는 애는 한 대 더 맞는다.”
그리고 그 뒤에 다시 판결문을 읽기 시작했다.
“이건우” 내 이름이었다.
그 때부터 나는 엄청난 공포감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눈을 뜨고 있었지만 나의 두 눈의 초점은 잡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