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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이비누 Nov 13. 2024

'요즘 넷플 뭐봄?' '안봄!'

파도에 휩쓸리는 삶이 아닌 산책하는 삶을 지향하다.

넷플릭스, 유튜브, 틱톡 같은 매체들은 매일같이 수많은 영상을 쏟아냅니다. 유행인지도 이해하기 어려운 영상부터, 중독성 있는 무의미한 영상까지 우리의 도파민을 자극하며 끊임없이 시간을 빼앗아갑니다. 요즘 인기 있는 영상은 그저 콘텐츠 소비의 끝이 아닙니다. 유행하는 영상이 있다면 그 뒤를 이어 챌린지 영상들이 폭발적으로 재생산되고, 그 열기는 어느새 화르르 타오르고 또 빠르게 식어버립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우리가 시청하는 방식마저 바꿔놓았습니다. 과거에는 한 주에 한 편씩 공개되는 드라마 시리즈가 매주 대화거리가 되었지만, 지금은 한 번에 10편씩 시즌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그렇게 기다림 없이 빠르게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니, 한두 주가 지나면 인기가 급격히 식고 금세 새로운 드라마로 대화의 주제가 옮겨가곤 합니다. 만약 바쁜 일이 있어 잠시 뒤처지면, 어느새 시대의 흐름에 소외되는 듯한 불편함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이 아닌 인기 있는 것을 찾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넷플릭스 광고에서 묻듯이, “요즘 넷플 뭐 봄?”이라며 유행에 맞춰 콘텐츠를 선택합니다. 우리 개개인의 관심사나 흥미는 점점 흐릿해지고, 그저 현재 유행하는 콘텐츠에 휩쓸려 가는 느낌이 듭니다.




너무 빠르게 변하는 유행 속에서 멈추고 싶을 때


사실 유행이라는 파도는 쉬지 않고 밀려옵니다. 한 가지 트렌드가 잠시 뜨겁게 타오르면, 금세 새로운 유행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가끔은 이 파도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싶지만, 물결에 한번 휩쓸리면 정신없이 흘러가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파도의 속도에 적응하며 살아가지만, 저는 오히려 그 물결에서 빠져나와 내 속도대로 천천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너무 빠르게 변하는 유행 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나만의 관심사를 개발하고 깊이 있게 무언가를 탐구하는 여유는 점점 사라집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이미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고, 내게 남은 것은 그저 최신 유행에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감뿐입니다.




산책하듯 나만의 속도를 찾는 삶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빨리 흘러가는 세상에서는 잠시 멈추고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산책 같은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유행 콘텐츠에 떠밀려 다니는 삶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천천히 즐기고 음미하는 시간이 주는 행복을 다시 찾아보고 싶습니다. 그저 지금 유행하는 것을 보는 대신, 오랫동안 나에게 의미 있는 콘텐츠를 찾고, 그것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고 즐길 여유를 갖고 싶습니다.


산책을 하다 보면 주변 풍경을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고, 작은 것에서조차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습니다. 나만의 속도로 걷다 보면 사소한 것에도 기쁨을 느끼고,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콘텐츠라는 파도에 떠밀리지 않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산책 같은 삶, 그런 삶 속에서 진짜 나의 취향과 가치를 알아가고 싶습니다.




느림의 미학 :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내 속도 찾기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사라집니다. 오늘의 유행이 내일이면 잊히고, 그렇게 다시 새로운 유행이 찾아오는 동안 우리는 무언가에 끌려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시간을 잠시 멈추고,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너무 빨리 타오르고 사라지는 유행보다, 나만의 속도로 삶을 음미하며 걷는 삶이야말로 우리에게 진정한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트렌드와 알고리즘에서 잠시 물러나 나만의 길을 산책하듯 걸어가려 합니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가면서, 정말 소중한 것을 하나씩 발견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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