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난 오늘은 혼자있고 싶어
종종 누군가의 약속 제안을 받으면 피곤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거절하지 못하고 나가곤 합니다. 때로는 가족과 함께 보내기로 한 소중한 시간을 뒤로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억지로 나가기도 하죠. 그런 날이면 몸도 마음도 지쳐서 돌아오는 길에 ‘도대체 왜 이러고 살지?’ 하는 생각이 스며들곤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비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너무 많은 관계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에게 나쁘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혹시라도 미움받을까 봐 매번 수락을 선택합니다. 그렇게 모든 약속을 다 받아들이다 보면 내 우선순위는 흐려지고, 소중한 시간은 점점 줄어들며, 결국 ‘줏대 없이 사는 나’가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이런 내 모습이 싫어지기도 합니다. 왜 나는 내 시간을 원하는 대로 쓰지 못할까? 왜 내가 정말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보다 그저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내 마음을 속이며 살까?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 때면, 나는 결국 내 삶의 중심을 잡기 위해 ‘거절’이라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결국 나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족과의 시간,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한 휴식을 위해 다른 사람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어쩌면 나를 지키기 위한 건강한 선택입니다. 이제는 이런 거절이 더 이상 미안하거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나를 우선하는 선택이기에, 이로 인해 생긴 여유와 시간 속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거절의 의미는 누군가를 배척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정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하는 ‘선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내 선택을 이해해줄 때도 있고, 때로는 다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이제는 그것 또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예전에는 미움받는 것이 두려워 나의 감정을 뒤로 하고 모든 사람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모든 시간을 내어주기보다 내 삶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거절의 용기’를 갖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거절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만 하는 삶’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나를 지키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돌보며, 나 스스로에게 충실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누군가가 나를 찾더라도, 내가 진정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말하세요. "미안해, 오늘은 어려울 것 같아." 그렇게 정중하게, 그러나 당당하게 거절해보는 겁니다. 이 거절을 통해 나 자신을 지켜주고, 내가 진정으로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행복을 선택하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