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衣食住)의 의(衣) 해결하기
상황에 맞는 옷차림,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춰 입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적절하지 않은 옷차림을 입을 시 망신살을 뻗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Office)를 다니는 직장인 여성들의 옷차림을 '오피스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직장이라고 하는 포괄적인 단어 속에 소란스럽고 난잡하고 거친 공장의 현장을 ‘오피스’에 포함하는 것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단정하고 세련된 오피스룩은 공장의 TPO에는 맞지 않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공장의 옷차림은 어떠한가. 공장에 맞는 TPO, 우선 팩토리룩으로 명명하고자 한다. (물론 사회적으로 합의를 한 적은 없다) 이 팩토리룩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전 발행 글을 통해 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의식주(衣食住) 해결이 쉽다고 언급했었다. 주거 공간에 식사 거기다 입을 옷마저 제공하니 놀라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팩토리룩의 가장 큰 특징은 기능적인 면을 중점으로 제작한 옷을 주며 패션은 배제되어 있다.
팩토리룩은 강한 연대로 끈끈히 묶으려고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으로 단체복(유니폼)을 입는 경우가 태반이며 대부분 회사명과 로고가 잘 보이게 들어가도록 제작되어 있다. 대학교 재학 시절 과잠을 일상복과 같이 입고 다니는 것과는 즐거움과는 사뭇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과잠과 다르게 ‘강제성’이 부여되어 있다.
옷차림의 컬러감보다는 매일 입는 단체복에 냄새가 나지 않도록 자주 빨아주는 것이 이 팩토리룩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다. 상의를 단체복으로 나누어 주는 경우가 옷이 통일되어 있어, 패션 센스를 이유로 욕을 먹을 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나 그렇기에 옷차림 이외의 것들이 더욱 잘 드러나는 단점이 있다.
팩토리룩을 입는 40-50대 이상의 대부분의 남성이 세탁을 잘하지 않는데 의식해서 빨지 않는 경우 체취가 점점 더해서 악취가 되기 시작한다. 그에 대해서 잘 아는 이유는, 옷을 잘 빨지 않아 한 번도 맡아보지 않은 몇 달은 묶은 비릿하고 시큼한 냄새를 가진 동료가 있었다. 그의 별명은 ‘스컹크’였다. 근본은 좋은 사람이지만, 냄새로 인해 그의 반경 1m 내에 들지 않도록 애썼다. 인상을 찡그리는 행위에 죄책감을 느끼는 날도 있었으므로 피차일반 불편하지 않도록 단체복을 신경 써서 빨고 다니는 것을 권면하는 바이다. 하의의 경우 자율 복장인 경우가 많아, 캐주얼하게 입는 것을 추천한다. 늘 입는 단체복은 수수함이라는 느낌에 가까워 간혹 궁상스러워 보일 수 있는 위험도 있기에 다양한 컬러감으로 변주를 주는 것도 도움이 되며 지겨운 공장에서의 하루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2% 정도의 미미한 유쾌함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끈끈한 소속감만이 팩토리룩의 전부는 아니다. 공장에서 제조하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옷차림을 나누기도 하는데 크게는 방진복, 제전복, 위생복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이것도 단체복에 포함된다. 우선, 방진복(防塵服)과의 짧고 강렬한 추억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