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사랑은 같이 일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인가요?”
재직 중인 회사의 2차 면접에서 받은 질문이었다.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닌 단 하나의 조건이 바로 떠올랐다.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상사입니다.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분과는 같이 일할 수 없습니다.”
딱 한번 넘치게 감정을 표현하는 상사를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내가 그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에게는 한없이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소리를 지르고 욕을 내뱉는 것은 업무와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통화로 자신의 방에서만 있는 일이었다.
‘화가 많이 나셨네.’
나는 라디오 드라마라도 듣는 기분으로 평온하게 그의 기분과 화난 얼굴을 짐작해 보고는 했다. 큰 소리가 벽을 넘어 쩌렁쩌렁 울려 퍼지더라도 그는 결코 우리에게 화난 감정을 옮기지는 않았다.
우리에게 화난 감정을 옮기지는 않았다.
한 지인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상사는 드라마 속 주인공을 괴롭히는 못된 상사처럼 면전에 대고 욕을 한다고도 했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이라니 믿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음속으로는 ‘그런 데를 왜 다닐까? 관두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로 꺼내지는 않았다. 참고 다니는 데는 자기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그에게는 나와는 다른 기준의 ‘같이 일할 수 없는 상사’가 있을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