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어린이집
그렇게 성장을 해서 우리 작은애도 어린이 집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장애아들만 모아 놓은 장애인 어린이집이다. 우리가 사는 김해시에는 그 당시 두 곳의 장애인 어린이 집이 있었다. 그중 한 곳에 자리가 나서 작은애를 보낼 수 있었다. 하루 종일 작은애 보살핌 문제로 집에만 있어야 했던 아내에게도 조금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어린이 집에서 생활하는 일상이 되었다. 어린이 집에 보내는 첫날부터 거의 3~4일 정도는 아내가 아이와 같이 출근을 했다. 부모와 떨어져서 생활해본 기억이 없으니 무조건 혼자서는 차를 타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이의 어린이 집 생활이 시작 되었다. 그래도 어린이 집에 가면 그곳에서 재미있어 했고, 놀기도 잘 놀았다. 좋아하는 장난감이 많아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데 정신이 없었다. 특히 블록 쌓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어린이 집에서 생활 할 때도 아이가 조금만 이상해도 어린이 집 선생님들은 혼비백산 하기 일쑤였다. 우리 작은애가 가지고 있는 병에 대하여 깊은 지식이 없으니 겁부터 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부모인 우리에게 급한 호출이 오고 우리는 바로 출동을 해서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가서 링거를 맞혀야 했다. 다행히도 집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했다. 그렇게 어린이 집을 오랬 동안 다니게 되었다. 초등학교 입학통지서를 받았지만 어느정도는 입학 시점 조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부부는 최대한 입학 일정을 늦추어서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학교 보다는 어린이 집이 아이에게 더 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장애인 어린이 집에서도 일반 어린이 집에서 하는 것은 다 하는 것 같았다. 수시로 어린이 집 행사가 있다고 부모들을 초청하기도 했고, 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교육도 자주 했다. 전문 강사님을 초빙해서 장애 아동을 키우고 있는 부모의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교육을 많이 해 주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를 출산한 것도 부모들의 잘못은 아니라고,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 하지 마시라고, 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마음에 대해서 어쩜 그렇게 깊이 알고 있는지, 역시 전문강사 다웠다. 교육을 받고는 마음 한쪽을 짓 누르고 있던 무거운 무엇인가가 쑥 내려 가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년 말이 되면 학부모를 초청해서 크리스마스 행사 와 그동안 아이들이 배운 것 들을 자랑하는 재롱잔치 행사를 열기도 했다.
참석하는 부모들의 편의를 위해서 저녁시간에 행사를 했다. 큰애도 함께 어린이 집에 들러서 아이들의 재롱을 보았다. 정상아 들에 비해서 발육도 늦고, 행동도 부자연스럽고, 지적 수준도 낮지만 그래도 누구보다 열심히, 즐겁게 하고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날 작은애가 격은 일이 생각나서 만감이 교차했다. 이렇게 까지 성장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큰 행복이 아니겠는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가르쳐서 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재롱잔치를 열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어린이 집 선생님들의 엄청난 노고가 뒷받침이 되었으리라. 수고하고 고생하신 선생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어린이 집을 다니고 있을 때 가끔은 우리부부가 일이 있어서 아이가 집에 오는 시간에 집을 비울 때가 있었다. 그런 경우에는 어린이 집에 연락해서 아이를 데리러 가겠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 다른 애들은 모두 집에 가기 위하여 버스를 타러 가는데 선생님이 우리 애만 버스 타러 가지 말고 교실에 있으라고 한다. 교실에 그대로 남아 있는 우리 애는 엄청나게 낙담한다고 한다. 그러면 선생님이 우리아이를 꼭 껴안아 주면서 아이와 같이 놀아 준다고 한다. 그러다 부모인 우리가 도착하면 그동안 껴 않아주고 같이 놀아주기도 했던 선생님이 서운할 정도로 뒤도 안 돌아보고 엄청 빠르게 우리에게 달려 온다고~~ 선생님이 너무 우습다고 했다.
어린이 집에서는 한달에 한번 정도는 베게 가지고 오는 날 이라는 프로그램도 했다. 즉 아침에 어린이 집에 갈 때 베게를 가지고 가서 하루 밤을 어린이 집에서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집으로 오는 프로그램이다. 대게는 금요일에 실시했다. 아이들에게 부모 곁을 떠나서 하루 밤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참 좋은 프로그램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 집에서 하루 밤을 자고 난 다음날 아침에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 집에 가보면 우리 애는 선생님과 함께 블록 쌓기 등 놀이에 열중해 있는 상태에서도 엄마, 아빠가 보이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엄청 빠르게 우리에게 뛰어온다. 밤새 재워 주고, 먹여주고, 놀아 주신 선생님 입장에서 보면 좀 서운해 질 법도 한 장면이다.
어린이 집 행사에 참석하다 보면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만남이 이루어 진다. 모두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부모와의 만남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아픔을 잘 알아주고, 이해해 줄 수 있다. 이런 류의 만남은 마음이 잘 통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부모들의 속 마음은 우리 부모가 장애를 가진 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오래 살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세상 소풍을 마지막까지 케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래야 우리도 맘 편하게 세상 소풍을 끝낼 수가 있다는 마음이다. 우리를 통해서 세상에 왔지만 온전하지 못한 상태로 왔기때문에 자신을 챙기지도 못하고 누군가의 돌봄이 없으면 한끼 밥도 챙겨먹을 수가 없는 아이 인지라 많은 부모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부모로서 온전하지 못한 상태로 세상에 던져진 아이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에서 나온 바램 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