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기습적으로 찾아오는 짝사랑처럼
예고도 없이 이렇게 갑작스레 깊어지는구나.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느새 물든 낙엽들이
골고루 물을 들이지도 못했는데
무엇이 그리 급해서
바짓가랑이에 한쪽만 다리 넣고
튀어나오다 걸린 것처럼
급하게 오는 것일까?
밤새 단장하고
곱게 붉은 칠하고
다섯 손가락 단풍나무 잎 곱게 네일도 하고
와도 늦지 않을 텐데......
지나가다 '툭'떨어져서
지쳐버린 노란 나뭇잎
나도 모르게
내 손끝이 가을을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