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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지기 Feb 25. 2024

광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백만년 후에야 볼 수 있는것이 있다.
내가 백살까지 살아도
그렇게
만번을 살아야한다.

내게 온 당신은 백만년이다.
내가 태어났을 무렵
빛의속도로 출발한 당신은
초속 30만키로미터로 어언 33광년을 달려왔다.
나의 1,000,000년, 당신의 33년
나의 시속은 30키로, 당신의 초속은 30만키로
나의 백만년은 33년이다.
당신의 33년은 백만년이다.
나는 그사람의 발걸음을 맞추기위해
전속력으로 질주를 한다
그사람은 나의 발걸음을 맞추기위해
매우 천천히 걷는다.
가끔은 잠을 자기도 한다.
그 모습은 참으로 예뻤다.

그렇게 100년이 흘렀다.
당신은 한걸음 걸어 나의 발걸음을 맞췄다.
또다시 100년이 흘렀다.
당신은 새들이 노래한 가사를 읊어주며 한걸음 걸어 나의 발걸음을 맞췄다.
또다른 100년이 흘렀다.
당신은 조그만한 나무가 키가 훌쩍 커가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한걸음 걸어 나의 발걸음을 맞췄다.
그렇게, 또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10만년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당신을 좋아한다.
다시 10만년이 흐르고 다시 10만년이 흘렀다.
당신은 여전히 나를 좋아한다.

그렇게 100만년의 세월이 종지부를 찍었다.
나의 세월은 그렇게 멈췄다.
내가 없는 당신은 걸음을 멈추었다.
빛은 그자리에 멈추더니 별이 되었고
나는 그 빛나는 별에
100만년의 세월을 뿌리내려 나무가 되었다.
100만년에 33년을 더한 초월한 사랑이
다시금 이 땅에서 시작되길
축복이 가득한 이 아름다운 별은 지구.
기다릴께. 곧 만나면 내게 일러주길
광명으로 찾아왔다 말해줘

하비비, 야 누르 이브.
수 구아포 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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