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어디서 영감을 받느냐 많이들 묻는데 그 답변에는 항상 술과 사랑 이라고 말을 했다 술은 가지고 있는 영감을 증폭시키고 사랑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나는 미친 사랑을 했다. 사람이 지겹다는것이다. 도움도 안되는것이 때로는 마음에 상처만 준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도, 일어나지 않았음 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일어났으면 하는 일이 평생 일어나지 않기도 한다. 말했듯 술은 영감을 증폭시킨다. 다양한 형태의 기억을 조각내고서 손톱만한 기억부터 평생 셀수 없을 무한한 숫자의 크기만한 기억들의 순서를 재배치한다. 그게 일상의 현실로 침범하려 하는 때도 있다. 그래서 멈추려 한다. 그림도 글도. 가끔 본분을 잊고 살며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여 되려 화를 잘못된곳에 분출하기도 한다. 그림도 글도 그 화를 잠재우는 담당을 하였지만 더는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게 그림과 글에 필요한 요소중 하나는 술인데 뇌가 찌그러졌는지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영감의 원천지- 매일 밤만 되면 기억조차 온전치 않은 사람이 붙잡고 싶은 기억이라 흥미로운 주제이다. 어느 한명이 나보고 "가시덤불을 굴렀어? 팔이 왜그래" 손끝의 가락부터 팔목까지 멍들고 피가 났다가 딱지가 굳어 떨어지고 곳곳에 화상 자국과 아직 딱지가 떨어지지 않아 굳어있는 피와 곧 딱지가 생길 얇게 피부가 벗겨진 상처 보이기엔 흉했지만 나는 한 마디 했다. "잘 보일 사람도 없는걸요." 라며 술을 기울인다. 어디 하나 성한곳 없지만 술은 몸에 열을 발생시켜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어느 병원을 가도 술은 '절대 금주'라는 말을 한다. 사실, 약간의 술은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수많은 병원을 돌아다녔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몸은 상할때로 상했는데 말이다.
'나' 라는 사람은 참 간사하다. 간이 썩어들어갈때는 살기위해 술도 끊고 운동도 무리하지 않고 대충 뛰고 걷기만 하고 식단도 닭가슴살 샐러드만 삼시세끼 먹고 담배도 끊어보려 라이터도 모조리 버렸는데 호전이 되니 반주를 다시 시작하고 눈으로만 탐내며 호강하려 샀던 위스키들이 한병 두병 비워진다. 그렇게 취하면서 늘 하루의 마무리와 나의 유희가 사작된다. 약간의 글과 그림과 음악. 머릿속에서 공상과학을 펼치며 이것저것 마음대로 상상하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전부 거기서 거기 이더라도 나는 그게 즐겁나보다. 내 머릿속에 있는 상상의 인물을 초상화로 그려낸다. 그 인물은 늘 최근에 보거나 가장 인상깊은 소설과 미술작품 혹은 영화에서 나온다. 상상력은 나의 힘이고 재능이다. 문제는 연료가 술 이라는 것이다. 뿐만일까. 진통제와 수면제도 같이 한다. .. 손과 발을 가만히 둘 수가 없다. 다리를 떨거나 몸이 쓸데없이 간지럽기도 하다. 연비라도 좋으면 모를까 최근에는 세네잔만 마셔도 기억이 삭제되고 눈뜨면 침대에서 시끄러운 알람과 일어난다. 숙취는 없지만 괴로울 정도로 피곤한 아침이다. 평소와 똑같은 아침을 보낸다. 소와 소금 밥 한그릇에 보충제와 영양제 운동을 일찍이 갔다가 출근을 한다 밥은 먹을때도 있고 거를때도 있다. 퇴근을 한다. 집은 역시 조용하다. 조용한 집의 여백을 채울 음악을 튼다. 요새는 히로미의 블루자이언트 앨범에 빠져있다. 씻고 나오면 항상 22시 정각이다. 최근에 선물받은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잔에 따르며 담배를 태운다. 담배도 끊어야 하는데. 끊어낸다는 마음은 늘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술을 끊었던 그 열정은 어딜갔는가. 냉장고에는 여전히 무알콜 버드와이저가 두짝이 남아있는걸 보면 해야할 일을 모두 끝내고서, 리프레쉬를 위한 하루의 마무리 같지만 그렇다 해도 한숨만 나오는 최악의 새끼 같기도 하다. 하면서 담배를 태운다. 더욱이 최악이다. 다시금 건강을 잃고선 너무 늦었다는 생각을 하고, 건강 뿐만인가 정신도 오락가락 한다. 일기장을 펼치고 날짜를 적는다. 24/10/11 오늘 일 할당량 퍼센트를 적는다. 100% 오늘 기분을 적는다. Not bad. 오늘 기분이 왜 그런가 적는다. 오늘도 술을 마셨다. 좋다면 어떻게 긍정적으로 유지할지 나쁘면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할지. 적는다. '어제와 같다.'
술이 몸에 좋지 않다는건 지나가던 개도 안다! 그런데 가슴은 말을 듣지 않아서 나는 개만도 못하다. 오늘은 정말 안마셔야지 하다가도 잠이 미친듯이 안와서 늦은 새벽에 병을 따기도 한다. 이유없이 하루가 힘이 안날땐 없는데 이유없이 집에만 오면 힘이 안난다. 상처를 알콜로 소독한다는 느낌이 이런것일까. 하루를 술로 내려보내는것이다. 밖에서는 순간들이 즐겁고 좋아서 긴장되고 흥분된다. 모든 상황이 새로운 순간이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늘 새로운 인연이고 새로운 주제의 돌파구이며 강렬한 인상과 영감을 내게 주는 순간들이다. 그래서일까. 왜인지 모르게 집에 있을때만큼 외로울때가 없다. 그래서 가끔 전화번호 목록을 뒤져보는데 마땅히 연락할만한 사람도 없다. 이럴땐 그냥 눈 딱 감고 잠드는게 상책이다.
그러고선 아침에 눈을뜨면 하루의 시작부터 또 다시 조용한 저녁을 보낼 생각을 한다. 오늘은 운동 가지말고 좀만 더 잘까. 오늘은 밥 해먹기 귀찮은데 그냥 더 잘까. 오늘은 내일 아침 먹을거 해놓고 자야지. 배게에 얼굴을 박고 혼잣말을 한다. 자야지 하니까 진짜 더 자고싶다. 피곤하고. 졸리다.몸이 나른해지고 잠에들기 좋은 온도와 자세이다. 그럼에도 그래도 그렇다해도 그런다한들 지친 몸을 끌고 나가는건 기어코 해내는구나. 오늘 잠깐 편하면 내일은 세시간을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이런 내가 지겹다 가끔은 늦잠자서 모임도 안나가고 자연스럽게 아침 11시에 눈떠서 늦게 출근 하고 싶다. 그러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그랬다. 요 몇일 여 몇주를 그렇게 살았다. 운동도 가지 않았다. 모임도 나가지 않았다 아침밥도 안먹었다. 점심도 생각은 없다. 저녁은 술마시다 생각나면 대충 냉장고에 있는것들로 때운다. 잠에들고선 눈을 뜨니 시간은 6시15분. 알람이 울리기 15분 전에 일어난다. 다시 자야지. 일어나지 말아야지 귀찮다. 일어나는게 귀찮아. 지겨워. 스쿼트하다 십자인대 파열되놓고 운동은 무슨 운동이냐. 나를 힘들게 하는건 어쩌면 운동이 아니였을까. 그러니깐 좀만 더 자고 일어나자. 잠도. 사실 잠은 오지 않았는데 멍때리며 천장을 보며 누워있었다. 두시간을 그렇게 있었다. 집안은 순식간에 어질러졌다. 치우지 않았다. 치우고 생각하던 내가. 왜 치워야 하는지를 따지기 시작했다. 답답해서 잠에 들지 못했다. 새벽4시에 잠드나 저녁 10시에 잠드나 눈을 뜨는건 오전 6시 30분이다. 피곤한 몸과 정신으로 일 하다보면 가끔 서서 잠들기도 한다. 고개를 꾸벅하면서 깨거나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부터 천천히 넘어질뻔 하며 깨거나.
혼자서 화이팅해야지 라는 말을 반복하다보면 왠지모르게 슬퍼지기도 한다. 내게 동기부여가 없다. 이런걸 허무함이라고 할까 그것이 아니라면 공허함이라고 할까. 책임지고싶지 않은것들 투성인데 책임지고 싶다. 오지랖인가. 그렇겠지, 내가 그렇지 내가 아니면 누가해. 나라도 해야지 조금만 더 해야지. 이런 힘듦을 천천히 담배를 태우며 되뇌여본다. 뭐가 어떻게 무엇이 이렇게 되어 여기서 내가 왜 이러고 있는거지? 여기 있는건 둘째고 내 마음은 왜이러지. 불안한 마음일까 그저 우울한 마음일까 외로운 마음일까 그저 한때인 마음일까. 몰라. 전부 다 인것같아. 그러니깐 그런 그림에 그런 글만 나오지 예술은 정신병이야 그렇다고 정신병자들을 모두 예술가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아. 사이코패스랑 정신병자와 진정한 예술가는 그 차이를 구분 할 수 없거든
발주를 넣고선 납품대금이 미입금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발주를 넣은건 기억이 나는데 입금을 했는지 안했는지, 어디서 언제 올린건지 기억이 없다. 그래서 무서웠다. 커피를 손에 쥐고있다가 바로 앞에 내려놓고 뭔가를 쥐고있었다는걸 깨닫고 그게 뭔지 한참을 고민하며 이리 저리 찾다 앞에 놓인 커피를 한모금 마시면서 내려놓다가 아차! 싶었다. 컵을 닦던 린넨이 분명 손에 있었는데 사라졌다. 빨래를 돌렸는데 빨래가 없다. 이미 정리를 마쳤거나 아직 시작도 안되어있다. 이럴때면 미칠것같다. 저녁에는 왠지 모르게 울적해진다. 왜 슬퍼졌는지도 잘 모르겠다. 사랑을 하고싶어서 라고 하기엔 어느 누구도 만나고 싶지않다. 연락 오는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핸드폰을 자주 보지 않는다. 정신이 사나우니까. 그래서 가끔은 중요한 답장마저도 새까맣게 잊을때도 있다.
매일 하루 한번 기억조차 온전치 않은 사람이 붙잡고 싶은 기억이 있다하니 흥미로울것이다. 나를 통제해줄 사람이 없으니 나는 고삐가 풀려있는것이다. 막무가내로 일단 지르고 보는 성격이다. 술을 산다. 곁들일 무언가를 고민한다. 소고기 아니면 회를 산다. 매일 트레이더스 주류 코너를 도는게 나의 크나큰 행복중 하나이다 소믈리에로 일 하는 친구가 추천해준 와인을 샀다. 맛은 몰라도 확실히 포도맛이 강한건 알겠다. 나는 얇게 썰고 익힌 타다끼와 함께한다 어느 술이 어느 음식과 어울리는지 그것을 음미하고 느끼는것을 나는 좋아한다.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는 뜻이다. 바리스타로 일 하는 나에게 꽤나 어울리는 취미이다.
온 몸이 상처와 멍투성이야. 손을 씻을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워 그래서 며칠은 손을 씻지도 않았어 손톱도 짧게 자르면 모든 손가락에 붙어있는 손톱들이 살 위로 뒤집혀 뽑힐듯 아파서 손톱도 몇주동안 자르지 않았어 그 밑에는 때가 쌓여서 휴지를 이용해 살살 걷어내기만 했지 차라리 깎아버리거나 샤프를 이용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면 또 손톱이 빠질것만같은 고통이 올것만 같아서 그게 싫은거야 온 몸이 상처로 가득해서 씻고나면 수건이 빨갛게 물들어 그냥 온 몸이 아픈거야 그렇게 샤워가 두려워서 온 몸에 탈취제를 뿌려댔어 니트릴 장갑을 끼고 머리를 감았어 병원을 몇군데를 다녔는데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에 면역이 생겨 양이 점점 오르고 어쩌면 결국 나을수 없는 불치병에 걸리고 만것이야.
꿈. 차라리 꿈이였으면 좋겠어- 여기까지가 짜잔- 몰래카메라 였습니다! 하고 인생 2회차가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꿈같은 꿈을 꾸고는 하는데 이런 헛된 상상이 나를 힘들게 한다. 이런 상상의 힘은 악마가 준 선물일까 신이 준 형벌일까. 돌아가고싶은 시절이 있냐는 질문엔 그냥 '군대' 라고 말한다. 거기서는 자유 따위 없었지만 시키는것만 하고 살아도 됐어서 편했다. 사실, 어디서부터 현실이고 꿈인지 시작점을 정하라고 하면 태어나는 그 순간 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돌이켜보면 은혜로운일도 많았다. 행복한일도. 하늘에서 떨어진 별같은 운을 줍기도 했다. 근데 그게 내 코앞으로 떨어졌는가 따지면 그것은 아니다. 코앞에서 놓치기도 하고 직접 움직여서 얻은 운과 은혜뿐이다. 거룩하신 하나님은 내가 자아실현의 순간마다 새로운 고난과 역경을 주어 시험에 들게 하신다. 믿을 구석이 종교 따위인데 그 믿음에 금이 간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이것을 좋아한다고 얘기 해야할까요 그것도 아아- 저는 의문입니다. 같이 있고는 싶은데 일이 끝나고 외로히 집에 발을 들였을땐 아무런 그럼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아마 내일에 대한 일정 때문이겠죠 그래봤자 스케줄에 줄 한줄 두줄 생기는게 끝인데 저는 이렇게 살아요. 내일이 무서운거겠지요 그래도 다음날 그 사람을 만나면 괜히 설레입니다. 그러고는 헤어지면 그 설레임, 어디를 갔는지 금세 까먹어요 이런 갈팡질팡 하는 마음에 저는 또 불안해져요 좋아는 하는데 아닌것같아서 괜히 용기 냈다가 서로 상처만 남는다면. 그것도 아니고 나만의 착각이였다면. 그것도 아니고 내가 환각을 본듯 그 사람의 본심을 모르는것이라면! 무서워서 그런가. 살고싶어서일까. 스트레스가 내 두개골을 찢고 나오려하는데 나는 왜 이럴까. 그만 두고싶어. 내 삶을 말이야. 삶을 이어볼 이유가 마땅치 않아서. 그만두고싶다는 생각을 매일같이 하고있어 일을 잠깐 쉬면 괜찮으려나.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내게 기대를 거는 사람도 있어 내게 희망을 거는 사람도 있어 내게 용기를 주는 사람도 있어 내게 희열을 주는 사람도 있어 내가 롤모델인 사람도 있어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도 있어 그런 내가 왜 이러는거지? 그들에게 불행함을 주긴 싫다는거겠지. 이놈의 오지랖 또 시작이다.
술 몇잔 했습니다. 잠이 쏟아지네요 곧 잠들겠지요 그림도 다 그렸습니다. 그저 비슷한 그림에 또 푸념 가득한 글입니다. 일기라고 하기엔 말이 너무 많아서 산문이라 봐야겠지요. 하하-! 좋은밤 좋은꿈 굿바이-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