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도 정드는 것이 무서워 사랑하지 않는 반려인이 있을까.
혹여나 있다 하더라도 서로에게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은,
그 빛이 바랜다 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뿌리 깊은 곳에 흔적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는 추억이 될 것이다.
반려동물이 먼저 떠나간 자리에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친다.
멈추지 않는 시간은 그 눈물자국을 어느새 옅어지게 한다.
어쩌다 추억팔이라도 하는 날이면,
흘러간 시간이 무색할 만큼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고 또다시 또르르…
우리의 시간은 아직도 덜 흘렀나 보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중히 닫아두었던 서랍 속을 무심코 열어버린 그런 날.
우리 부부에게 여행온 다섯 마리 고양이 가족.
많아진 숫자만큼이나 언젠가 다가올 그 슬픔의 무게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겠지만,
그 헤어짐의 무게를 흘러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사랑과 행복이 차곡차곡 쌓여가길 바랄 뿐이다.
‘감당할 수 있는 슬픔’이란거.
그런 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별, 슬픔의 무게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사랑했던, 기뻤던, 즐거웠던, 아팠던…’ 추억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해 줄 거라 믿는다.
그러니까,
지금 조금 피곤하고 귀찮은 순간들이 오더라도
더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눈을 마주치고, 신나게 놀아주고, 아껴주며,
서로 다른 언어지만, 주절주절 교감도 하며,
그렇게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