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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구리작업실 Mar 12. 2024

#1. 반려인이 되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도 정드는 것이 무서워 사랑하지 않는 반려인이 있을까.

혹여나 있다 하더라도 서로에게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은,

그 빛이 바랜다 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뿌리 깊은 곳에 흔적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는 추억이 될 것이다.


반려동물이 먼저 떠나간 자리에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친다.

멈추지 않는 시간은 그 눈물자국을 어느새 옅어지게 한다.

어쩌다 추억팔이라도 하는 날이면,

흘러간 시간이 무색할 만큼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고 또다시 또르르…

우리의 시간은 아직도 덜 흘렀나 보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중히 닫아두었던 서랍 속을 무심코 열어버린 그런 날.


우리 부부에게 여행온 다섯 마리 고양이 가족.

많아진 숫자만큼이나 언젠가 다가올 그 슬픔의 무게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겠지만,

그 헤어짐의 무게를 흘러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사랑과 행복이 차곡차곡 쌓여가길 바랄 뿐이다.


‘감당할 수 있는 슬픔’이란거.

그런 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별, 슬픔의 무게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사랑했던, 기뻤던, 즐거웠던, 아팠던…’ 추억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해 줄 거라 믿는다.

그러니까,

지금 조금 피곤하고 귀찮은 순간들이 오더라도

더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눈을 마주치고, 신나게 놀아주고, 아껴주며,

서로 다른 언어지만, 주절주절 교감도 하며,

그렇게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겠다.




2021년 어느날, 사랑스런 고양이 가족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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